| 최종편집: 2018년11월18일20시03분( Sunday )



[ education ]

“중학생 때 교사가 성폭력..삶 망가져”

40대 여성 26년 만에 고백...교사는“미투 편승 협박”주장

문수현 기자 (2018년 03월 29일 17시)


한 40대 여성이 중학생 때 교사로부터 성폭력을 당한 이후 삶이 망가졌다며 가해교사 파면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가해자로 지목된 교사(현재 교장)는 전혀 기억에 없는 일이고 완전한 날조라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여성 A씨의 주장은 이렇다.

26년 전인 1992년 전북 김제의 한 중학교 3학년(당시 16세) 재학 시절. 청소시간에 교사 B씨가 “A야, 이리 와 봐.”라며 불러내 손을 깍지 끼고 복도를 걸어 과학실 앞까지 데려갔다.

B씨는 진한 키스를 하다 웃옷을 걷어 올리고 “복숭아 같다”며 A씨의 가슴에 입을 맞추려 했다. 강하게 저항하자 B씨는 바지 지퍼를 내리고 자신의 성기를 꺼냈다. 그리곤 A씨의 손을 가져가 잡게 하고 자신의 손으로 움켜쥐어 흔들며 자위행위를 했다.

여성 A씨는 당시를 회상하면서 “몸을 기댔던 미닫이문의 틈새 페인트 색깔과 B씨가 입은 겉옷, 팬티 색, 심지어 성기 모양까지 기억에 각인이 됐다”며 “사정을 하고 난 B씨는 다시 손에 깍지를 끼고 걸어 나오면서 ‘네 꿈이 뭐냐’고 물었다”고 말했다.

특별히 튀지도 않고 순종적이었던 그녀의 삶은 그때 이후 무너져 내렸다. 일이 있은 이틀 뒤 약을 먹은 뒤로, 최근까지 여섯 번 손목을 그었고 팔꿈치 안쪽과 다리 동맥을 긋기도 했다.

20대 때부터 정신과 치료를 받아오고 있고 서른을 넘기고서야 의사에게 자신의 과거를 털어놨다. 거듭된 자해 탓에 남편도 2년 전에 모든 걸 알게 됐다. A씨는 아직까지도 수면제를 먹어야 잠이 든다.

왜 당시에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았는지에 대해 A씨는 “지금 제 자식이 그런 일을 당했다면 안아주고 보듬어주면서 해결책을 찾아주려고 노력했을 텐데, 그때는 그런 세상이 아니었다. 부모도 학교도 기댈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두 달여 전부터 털어놓으려 마음먹었는데 망설이며 못하다가, B씨가 8월말로 정년을 맞이한다는 사실을 알고 더는 미룰 수 없었다. B씨의 파면을 바란다”고 말했다.

여성 A씨는 또 B씨가 처음에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부인하고 있다며 둘 사이의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그 중 일부는 다음과 같다.

“내가 진실로 용서를 구하고 싶으니까 만나요. 내가 어제 밤에 집에 가서 생각해보니까 나는 겨우 2~3일 됐는데, A씨는 지금까지 이십 몇 년을 그렇게 살았을 거라고 생각하니까 내가 너무 잘못했더라고. 경찰 그런 건 내가 가서 다 조사를 받겠지만 만나서 진실로 용서를 구하고 싶네...(중략) 내가 하늘을 볼 그런 엄두가 난 나더라고. 내 잘못으로 그렇게 산다고 생각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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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전주 모 공립학교의 교장으로 있는 B씨는 ‘완전한 날조’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전혀 기억이 없는 사건이며, A씨의 주장은 모순투성이여서 상식적으로도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학실 앞 복도에는 매점으로 통하는 문이 있어서 청소시간에는 매점을 가려고 아이들이 바글거렸는데 거기서 성추행이 일어날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여성 A씨는 “과학실 쪽 건물 출입구가 공사 중이어서 한적했으며 아이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공간이었다. 매점은 과학실과 반대쪽 출입구에 임시건물로 붙어있었다”고 말했다.

B씨는 자신이 용서를 빌었다는 통화기록에 대해서는 “나는 분명히 A씨를 모르고 성추행한 적도 없지만 나 때문에 26년간 괴로웠다면 얼마나 힘들었겠나? 용서하라.”라는 취지의 얘기였을 뿐인데 녹음파일을 악의적으로 편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B씨는 특히 “A씨는 5천만 원을 요구했고, 돈을 갈취할 수 없음을 알고서야 언론에 알렸다”면서 “순수한 의미로 미투 운동을 하려고 한 것도 아니다. 돈을 갈취할 목적으로 미투에 편승하여 협박하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5천만 원 입금과 관련해서도 “복지시설 계좌를 알려주면 내가 직접 넣겠다 했더니 거부하면서 ‘아니다 내 계좌로 넣으면 영수증을 발행해주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여성 A씨는 “5천만 원은 나에 대한 속죄를 불쌍한 아이들에게 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제가 봉사하는 사회복지시설에 기부하라고 한 것”이라며 “직접 입금하지 못하게 한 것은 B씨는 자기 이름으로 누군가를 도울 자격이 없는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사건에 대한 전북교육청의 대응이 적절한지 논란이 되고 있다.

B씨는 지난 20일께 소명자료를 통해 “A씨는 지난 2월초 처음 만난 자리에서 내가 강하게 성추행 사실을 부인하자 그 다음 날 도교육청 감사팀에 이야기했고 감사팀에서는 김제 해당중학교 교장을 통해 ‘언론에 알려지면 창피하니 잘 해결하라’고 권유를 해왔다”고 밝혔다.

또 “도교육청 국장과 인사과장이 저에게 면담요청을 해 만난 뒤 인사과장이 교육감에게 보고했고, 교육감은 ‘양측 의견이 너무 달라 조사의 필요성이 있으나, 도교육청은 사법권이 없으므로 A씨에게 법원의 판결을 받아오면 그에 상응한 인사조치를 취하겠다라는 취지로 답변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여성 A씨는 “비서실 등을 통해 김승환 교육감 면담을 신청했는데 ‘해줄 게 없고 변할 게 없어서 안 만나겠다고 한다’는 답을 들었다”면서 “긴 시간이 흘렀지만 학생 때 일어난 일이다. ‘그런 일이 있었나. 힘들었겠다.’라거나 ‘뭔가를 해줄 수 없어서 미안하다.’라고 한마디라도 위로를 해주는 게 교육감 자리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미지 출처: Sara Wong / The Atlant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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