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18년12월14일19시11분( Frida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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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용할 것인가, 퇴보할 것인가

[정은애의 ‘퀴어 이야기’(6)] 성소수자부모모임

편집부 기자 (2018년 11월 12일 00시)


(사진=정은애)

세간의 인기 많은 TV 프로그램 중에 알쓸신잡이 있다.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이란 타이틀이 무색하게 알아두면 쓸데가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는 프로이다.
얼마 전 방영된 회차에 작가 유시민이 3T 이론을 언급하였다.
도시가 발전하려면 테크놀로지(1T)가 높아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재능 있는 사람(텔런트, 2T)이 많이 모여야 하고 그러려면 그 도시가 포용성(톨러런스,3T)이 높아야 한다는 3T 이론을 제시하며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게이(Gay)지수가 높은 도시일수록 첨단의 기술이 발전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게이지수가 왜 포용성의 지표가 되는지 조사해보니 동성애는 마지막까지 차별받는 소수집단이라서 그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어느 동네가 살기 안전한지 네트워크를 통해 계속 정보를 교환한다고 한다.
그래서 동성애자들까지 안심하고 살 정도면 모든 종류 모든 유형의 괴짜들이 모여들고 그런 사회분위기에서 최고의 재능을 발휘할 수 있기에 그 도시가 발전할 수 있다고 하는 이론이다.
대표적으로 동성애자가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 IT산업의 메카 실리콘 밸리가 있는 미국의 샌프란시스코라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리고 2차대전 이후 독일이 미국에 과학기술 1위 자리를 단숨에 빼앗긴 것도 나치집권 12년 동안 포용성이 완전히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 당시 유대인뿐만 아니라 유대인 피가 섞인 사람, 유대인 친구인 사람, 탄압을 못 견디는 사람, 동성애자 모두 미국으로 탈출시도를 하였는데 미국이 당시 사회적 분위기를 수용하였고 아인슈타인도 그중 한 명이었다.
생각해보면 사람에게 뛰어난 재능이 있는데 유색인종이라 해서, 성소수자라 해서, 문화가 다른 이민족이라 해서 배척하고 능력을 사장시킨다면 도시 혹은 국가가 발전할 수 없을 것은 자명하다.

또한 엊그제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는 한국계 여성 하원의원, 무슬림 여성 최초의 하원의원, 동성애자 최초의 주지사, 최연소 이주민 여성 하원의원 등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혐오정치의 대명사인 트럼프와 그 지지자들 보란 듯이 당선되었다.
군대를 동원해 난민을 막겠다는 트럼프의 발상은 야만적이지만 수많은 인종들로 구성된 미국이 부강한 것은 이런 포용성 덕분이라고 본다.

한편에서는 얼마 전 파키스탄에서 아시아 비비라는 기독교도가 신성모독으로 사형언도의 위기에 처했다가 극적으로 무죄 석방되었다고 한다.
비비는 2009년 마을 무슬림 여성들과 다투다가 무함마드를 모욕했다는 이유로 고발당했다. 고발의 근거는 비비의 자백뿐이었지만 이는 그를 살해하겠다고 위협하는 군중 앞에서 내놓은 자백이라, 대법원은 근거가 되지 못한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종교의 자유가 있는 지구상 대부분의 나라들 입장에서 보면 마녀사냥과 다를 바 없는 종교재판이 아직도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

역사를 뒤로 돌려보면 초기 기독교 또한 300년 가까이 박해받으며 신앙을 지켜왔다.
기독교가 허용된 이후에는 구교와 신교로 나뉘어 종교전쟁이 치열했고 그 지긋지긋한 종교전쟁을 끝내면서 프랑스에서 톨레랑스(관용, 톨러런스)를 외치게 된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며 관용하고 평화롭게 살자는 뜻이다. 기독교가 관용을 잃는다는 것은 제국주의를 지향한다는 뜻이며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위험한 생각인 것이다.
그렇게 차별과 박해를 겪으며 2000년 동안 전 세계에 사랑을 제일의 모토로 삼아 선교활동을 해왔던 기독교인들이다
그런데 그 중 일부 기독교인이 거리에서 “예수천국 불신지옥”을 외치며 비기독교인들에게 저주를 퍼붓고 유일신만을 강요하는 현실은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2016년에 전북에서는 대통령의 중동 순방 이후 할랄식품 육성 방침에 따라 익산 국가식품 클러스트에 할랄식품전용단지를 유치하려고 하였다.
그런데 기독교연합회에서는 "무슬림 포교 전략에 일조하는 할랄 식품 테마단지는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네편의점 숫자만큼 많다는 우리나라 교회는 다른 민족의 음식을 종교가 다르다고 해서 반대한다.
어느 문화권이나 5%이상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진 성소수자들의 고유한 성정체성을 성경의 율법을 핑계 삼아 부정하는데 그러면 성경에 있는 다른 모든 율법, 이를테면 비늘 없는 고기를 먹으면 안 된다거나 혼방 옷을 입으면 안 된다거나 사랑하라고 수없이 말씀하신 하나님의 율법을 포함한 많은 율법들은 왜 지키지 않을까.
자신의 종교를 핑계로 소수자의 존재 방식을 부정하고 가짜뉴스를 퍼트리는 사람들.
하나님의 법 앞에 사람의 법이 무슨 소용이냐며 실정법을 부정하고 퀴어문화축제에서 폭력을 행사하는 기독교인을 과연 하나님이 기뻐하실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그들은 이슬람국가에서 기독교 신앙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어야만 하는 아시아 비비의 공포와 참담함을 역지사지 해봐야 할 것이다.
파키스탄 대법원의 선고를 지지하는 칸 총리의 말을 인용하여 말해 보면 “그들은 정치적 이익을 위해 폭력(과 차별)을 조장하며 무슬림(하나님)을 위해 봉사하지도 않는다.”

사람사는 세상에서 종교가 환대를 말하지 않고 유일신을 강요할 때 종교는 곧 전쟁이 된다.
빛의 속도로 변화하는 사회에서 기존질서를 고집하며 익숙하지 않은 걸 배척한다면 역사가 증명하듯이 사람이 떠나고 낙후될 것이며 그 자리는 독재가 대신하게 된다.
파키스탄 대법원의 최종 무죄 판결문은 역설적이게도 “비무슬림을 친절히 대하라”는 무함마드의 발언록을 인용하여 마무리됐다고 한다.
나 또한 성경에 나오는 바울의 말씀을 보고 반가웠다.
‘너희 관용을 모든 사람에게 알게 하라. 주께서 가까우시니라’(빌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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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에 꼬리를 무는 기사 :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
[정은애의 ‘퀴어 이야기’(5)] 성소수자부모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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