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어디가! 제구실을 해야 한다
교육공동연구원 정책실장 권혁선(전주고등학교 교사)

( 편집부 기자    2018년 12월 26일 03시23분   )
     


얼마 전 신문에서 “불 수능에 … 1회 100만원 입시컨설팅 문전성시”라는 기사를 보았다. 가뜩이나 불 수능이라는 언론 보도 때문에 잔뜩 기가 죽어 있을 학부모와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내 자녀가 어느 정도 대학에 진학할 수 있을까 수소문을 해보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학교 교사와 상담 이외에는 마땅한 정시 관련 정보를 찾을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설 컨설팅 업체들을 찾게 되는 모습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사설 컨설팅 업체들은 입으로는 정시 확대를 주장하면서 수시는 ‘깜깜이 전형’이라는 선전 활동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취하였다. 특히 학생부 종합 전형은 내신과 학교생활기록부 그리고 일부는 수능 최저등급까지 적용되는 복잡한 전형이라고 하면서 불안감을 더욱 고조시키면서 막대한 컨설팅 이익을 취하였다.

사실 수시 컨설팅은 단순하게 내신 성적과 비교과 활동의 조합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학교생활 전반과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대한 명확한 로드맵이 없으면 수시 컨설팅이란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단순하게 수치화한 정량 평가가 불가능한 입시 전형을 역이용하여 오히려 막대한 이익을 얻는 모순이 발생하고 있다.

정시 계절이 되면 상대적으로 정시는 모집 인원이 적다는 점을 이용한 불안 심리 자극으로 사설 컨설팅 업체의 문을 두드리게 하고 있다. 언론에서 ‘깜깜이 전형’이라고 말하는 수시는 물론 모집 인원이 크게 줄어들어 지원에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정시에서도 대학이나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 그리고 교육부, 교육청을 통한 정확한 입시 정보 전달이 무척이나 중요하다.

4차 산업혁명을 앞에 두고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정보 통신 환경을 갖추고 있는 상황에서 정확한 입시 정보 부재는 공교육에 대한 불신으로 연결되는 악순환으로 낳기도 하였다.

그런데 대학 입시 정보에 대한 공식 사이트가 없는 것이 아니다. 지난 2016년 사이트가 개통되면서 일선 학교 교사들은 물론 학부모, 학생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수험생이나 재학생이 학교생활기록부 내신 성적과 수능시험, 혹은 전국연합 모의고사 점수 등을 입력하면 지원 가능한 대학과 점수를 미리 예측해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재학생들은 2학년말이면 3학년 내신을 미리 예측하여 입력해 보면 학생들 스스로 어느 정도 점수를 얻어야 본인이 희망하는 학과에 진학할 수 있는 지를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의 학습 의욕을 더욱 자극하는 순기능도 가지고 있다. 아울러 학생들 스스로 내신 성적을 입력하면 대학들 마다 서로 다르게 나타나고 있는 내신 성적의 변화를 보면서 자신의 내신 성적에 유리한 대학들을 스스로 검색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처럼 다양한 자기 주도적 컨설팅이 가능한 ‘대학 어디가’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1년 동안 정시 자료는 거의 공개가 되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수시의 교과전형의 경우, 초기에는 80% 합격선을 공개하였지만 현재는 거의 평균 점수만을 공개하는 형태로 개악되었다. 또한 학생부 종합의 경우는 정량적인 평가가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거의 공개를 하지 않고 있다. 통상‘어디가’자료는 대학들이 신입생 입학 전형을 완전히 마무리하고 6월 이후에 공개가 된다. 따라서 대학들은 이미 확정된 입시 결과에 대한 명확한 분석을 통한 자료 공개가 충분히 가능한 것으로 판단된다.

사설 업체라든지 입시 관련 개인 블로그를 통한 정보 공개가 홍수를 이루는 상황에서 정작 대학 입시의 당사자인 대학에서 정보 공개가 곤란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선뜻 이해하기가 어렵다. 학생부 종합 전형의 경우 다양한 변수가 있었다면 변수까지도 공개할 수 있어야 하며 숨기기보다는 공개를 해야만 대학 입시가 더욱 선명해지고 ‘깜깜이 전형’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게 되면서 종합 전형의 실시 취지에 맞게 공교육 활성화에 더욱 기여하게 될 것이다.

일선 일반계 고등학교에 근무하고 있는 교사의 입장에서 볼 때 모든 학생들과 한명씩 상담하려면 시간적으로 여유가 없을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상담의 질도 자칫 떨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학생 스스로 대입 당락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학생 진로 진학 지도는 물론 사교육 비용 감축에도 커다란 기여를 할 것으로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교육부는 '대학어디가' 에 대한 정보 공개 여부를 기준으로 지원금을 차별한다든지 강력한 정책을 추진하지 않으면 학생은 물론 학부모들도 이와 같은 ‘깜깜이’교육정책에 더욱 심한 불신을 갖게 되지 않을까 염려된다. 더욱 수능 성적표까지 받은 상황에서까지도 컨설팅의 형태로 많은 사교육비용을 지출하게 만드는 상황을 보면서 정말 교육부의 무능과 방관에 분노가 생길 지정이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기사 : [기고] 학종파괴운동을 경계한다
권혁선(이리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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