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보수전선인가 포퓰리즘 비판인가”
계간 사회진보연대, 2019년 여름호...마르크스주의 시각서 심층 정세분석

( 문수현 기자    2019년 06월 27일 12시04분   )
     


사회운동단체인 사회진보연대가 새 기관지 ‘계간 사회진보연대’를 냈다. 지난 5년간 매달 발간하던 ‘오늘보다’를 전면 개편한 것으로, 단체 출범 직후인 1999년부터 발간하기 시작한 모든 기관지를 통틀어 167호다.

월간을 계간으로 개편한 것은 좀 더 차분한 발걸음으로 더 깊이 있는 분석을 제시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계간 첫 호(2019 여름호)에서 지난 10년간의 사회운동을 비판적으로 평가하는 특집을 마련한 것도 그래서일 듯.

특집의 제목은 ‘반보수전선인가 포퓰리즘 비판인가’다. 현재의 정세를 반보수전선 또는 포퓰리즘으로 규정하고 이를 비판하려는 의도가 보인다.

특집의 첫 번째 글 ‘반보수전선이라는 막다른 길’(김동근)은 지난 10년간 박근혜, 이명박 정부를 거치며 반신자유주의 전선이 소실되고, ‘반보수전선’이 이를 대체했다고 진단한다. 2008년 광우병 촛불,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 2010년 지방선거를 거쳐, 2014년 세월호 참사, 2016~17년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로 이어지는 정치적 흐름을 꼼꼼히 짚어보면서, 어떻게 민주당 포퓰리즘이 다시 정치적 복권에 성공했나를 설명한다. 이 과정에서 민중운동이 상실한 것이 무엇인지 질문한다.

‘세계 금융위기 이후 한국 노동자운동 평가’(박준형)는 지난 10년의 노동조합 운동에 대한 독창적인 평가다. 한국자본주의의 위기는 중화학공업의 위기와 실업증가로 나타나고, 노동조합 운동의 현 상황은 심각한 임금격차로 표현된다. 노동조합은 한국경제의 구조적 위기, 임금격차와 고용불안을 보수정부의 정책 탓으로 돌리는 손쉬운 길을 선택했을 뿐, 주체적 대응을 위한 집단적 노력을 모아내지 못했다. 저자는 지난 10년간 노동조합이 무엇을 했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현재 과제를 추출하고자 한다.

‘페미니즘 열풍, 어떻게 볼 것인가’(김유미)는 2016년부터 새롭게 부상한 여성의 담론과 행동 중에서 가장 가시적이고 강력한 흐름을 ‘전투적 여성주의’라고 명명한다. 그런데 전투적 여성주의는 여성 범주를 배타적으로 강조하면서 여성 문제 외에 모든 정치성을 제거하려 하는 한계를 갖는다. 저자는 기존 운동이 부딪혔던 한계와 곤란을 넘어서기 위해서 새로운 페미니즘 운동의 관점을 제시한다.

특집에 이은 쟁점분석 코너에서는 최근 사회운동의 관심을 모으는 주제에 관해 적극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다. ‘저임금·임금격차에 대한 노동자운동의 접근방향’(한지원)은 최저임금 정책과 소득주도성장론의 한계와 대안을 제시하고자 시도한다. ‘포퓰리즘의 무기, 현대화폐론(MMT)’(김진현)은 마르크스 화폐이론에 근거해서 최근 유행하는 현대화폐이론을 비판한다. 국가가 무한정 돈을 풀어서 경제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환상적 해결책이 대중적으로 주목을 받는 분위기, 이것이 곧 포퓰리즘 정치가 배양하는 환경이라는 지적이다.

잡지는 이밖에 한국 사회운동의 역사를 다양한 측면에서 이해하기 위한 코너로 ‘사회운동사’를 마련하고 있다. 이번호에는 ‘남북한 통일정책과 통일운동, 역사와 평가⓵’(임필수-편집장)가 실렸고 다음호까지 이어진다.

그동안 사회진보연대 기관지는 독자들의 독서에 도움을 주기 위해 ‘서평’을 빼놓지 않아왔다. 이번 호에는 ‘세계경제사’(김태훈), ‘균열일터’(김정래) 두 편의 서평이 실렸다. 현재 세계 경제성장의 양극화와 정체, 일터의 균열을 다룬 것들이다.
- <세계경제사>(로버트 C. 앨런), 이강국 역, 교유서가, 2017.
- <균열일터, 당신을 위한 회사는 없다>(데이비드 와일), 송연수 옮김, 황소자리, 2015.

기관지 발행단체인 <사회진보연대>는 스스로 “노동자, 농민, 빈민, 여성 등 전 세계 민중에 대한 착취와 억압, 폭력을 심화시키는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반대하며, 노동조합운동을 비롯한 대중운동의 역량 강화와 노동자 민중의 단결과 연대의 힘에 기초하여 새로운 대안 세계를 건설하기 위해 활동하는 단체”라고 소개하고 있다.

참고로 ‘계간 사회진보연대’는 세 가지 목표를 표방하고 있다. ⓵마르크스주의의 시각에서 정세와 현실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제시 ⓶현 정세를 돌파하기 위한 사회운동의 입장과 과제, 방향과 정책에 대해 연구 ⓷사회운동·노동조합의 교육·토론에 활용할 교육자료를 정선하여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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