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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산학원 교사들, 임시이사 파견 앞두고 갈등

김승환 교육감 SNS대화 내용 유출, 갈등유발에 이용당해


... 임창현 (2019-08-30 09:42:39)

9월 초 임시이사 파견을 앞두고 있는 완산학원에 이상기류가 포착되고 있다. 일부 교사와 구 비리재단 측 인사가 교내에서 접촉하는 장면이 목격되고, 학교정상화를 위해 노력했던 교사대책위에 대한 갑작스런 흠집내기가 이뤄진다.

그 와중에 완산여고의 A모 교사와 김승환 교육감이 SNS상에서 사적 대화를 나눈 내용이 캡처 돼 해당 학교 교직원들에게 유포되어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SNS에서 A모 교사는 김승환 교육감에게 "비대위는 관선이사 오면 해체되어야 마땅한데 권력의 맛에 취해 있는 교사들이 안타깝습니다. 이젠 강력하게 교장이 학사운영의 권한과 책임이 있으니 분열을 막고 비대위 해체시키라고 발표하니 교장에게 고성과 욕설과 협박과 압박으로 너무너무 힘들어하고 계십니다. 교장은 검찰재판을 받지 않으십니다. 교감만 받고 계시고..“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비대위는 민주적인 방식이 아닌 자천으로 몰래 구성되어버렸습니다", "조직의 성격이 변질되면서 학사운영에까지 지나치게 관여..."라는 등의 내용을 전하고 있다.

이에 김승환 교육감은 “관선 이사회가 구성되면 비대위 활동은 소멸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래도 계속해서 비대위 활동을 고집하면 그것은 법적 제재의 대상이 됩니다. 조금만 더 기다리시면 필요한 조치가 내려질 것입니다”라고 답변하고 있다.

A모 교사와 김승환 교육감의 SNS 상의 대화내용 논란에 앞서 가장 큰 문제점은 주장에 대한 사실여부의 확인도 없이 대화내용이 해당 학교 교사들에게 유포되면서 학교정상화를 위해 노력했던 교사들과 학부모들의 노력이 폄훼되고 갈등을 유발하는 데 이용되었다는 점이다. 이를 유포시킨 교사들은 김승환 교육감 답변을 근거로 대책위 해체를 주장하고 있다.

김승환 교육감이 교사와 학부모가 함께하고 있는 완산학원의 대책위가 어떻게 구성되고 어떻게 활동하고 있었는지, 좀 더 관심을 가지고 학교 현장을 알고 있었더라면 아무리 개인의 사적인 대화라 하더라도 “소멸된다”라는 표현이나 “조금만 더 기다리시면 필요한 조치가 내려질 것”이라는 표현은 오해를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완산학원 대책위는 학부모와 교사가 함께 비리사학재단에 맞서 학교 정상화를 추진하면서 구성되었다,

교사들은 교무회의를 통해, 학부모들은 학부모 총회라는 절차를 통해 조직되었다. 몰래 조직된 것이 아니다.

교사 대책위에 참여한 완산여고 교사들에게 확인해본 결과 A모 교사가 김승환 교육감에게 전한 내용들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또 같은 학교 B모 교사는 “재단의 부당한 요구에 굴복해서 협조했던 것이 부끄럽기도 하고 대책위에 누가 될까봐 참여하지는 못했다”면서 “교장선생님이 대책위 활동을 하지 말라고 하니 항변은 있었지만 욕설이나 협박은 없었다”고 증언했다.

그 동안에 완산학원(완산여고, 완산중) 교사들이 자신들의 직장인 학교에서 터진 비리사건에 대응하는 태도는 3가지의 부류로 나타났다,

첫 번째는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이는 집단이다. 이들은 철저하게 재단 입장에 서서 공익제보자를 찾아내려하거나, 교사들의 비위까지 심층 취재해 보도했던 언론사에 적대감을 드러내며 “고발해야 한다”는 태도를 보였다. 더우기 "이들의 숫자가 적지 않다"고 학교 관계자들은 증언하고 있다. 따라서 임시이사회가 활동을 시작하면 부정채용과 횡령 등 관련 교원들에 대한 징계처분이 명확하게 내려질지 솜방망이 처분에 그칠지 감시하고 지켜봐야 한다.

두 번째 집단은 철저하게 침묵으로 일관했던 교사들이다. 이들 중에는 자신의 비위사실이 드러나지 않는 것에 안도하는 이도 있다. 정글 같은 사학재단의 생태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처세술일 수도 있다. 대를 이어 세습되는 사학재단의 특성상 별반 달라지지 않는 지배구조에 어쩔 수 없이 순응하는 모습일 수도 있다.

마지막 세번째 집단은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호하고 더 이상 부패한 학교의 전횡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학부모들과 함께 적극적으로 대처하려 했던 대책위 참여 교사들이다. 그 동안 비리사학의 부당한 요구에 협조하지 않고 불이익까지 감수했던 교사들 대부분이 교무회의에서 동료들의 추천을 받아 구성되었다.

그런데 이러한 학교의 전체적인 맥락의 교사들의 흐름이 구 재단 이사회가 해체되고 임시이사회로 전원 구성되게 되자 대책위 활동을 저지시키려는 움직임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완산중여고의 C모 교사는 현상황을 "학교의 재산권을 가지고 있는 구 비리재단을 임시이사회로부터 방어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먼저 학모부들과 뜻을 함께하고 있는 대책위가 구 비리재단 입장에선 껄끄러울 수 밖에 없다. 이들 대책위는 구 비리재단에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고 파견된 임시이사회 입장에 협조적일 수밖에 없다. 이런 대책위가 사라지면 구 비리재단 입장을 대변하는 교사들로 다시 대책위를 재구성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과거사례에 비쳐 봤을 때 사학비리사건이 터지고 임시이사회가 파견되면 일반적으로 학교는 임시이사회를 지지하는 측과 구 비리재단에 충성하는 집단들로 양분된다. 임시이사회 임기가 2년 뿐이고 학교자산의 소유권을 가진 구 비리재단이 어떤 형식으로든 복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완산학원이 비리사학이라는 오명을 벗어나 진정한 교육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대책위 교사들과 대책위에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마음으로 지지하는 교사들에게 격려와 성원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