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공정 여론에 손들어준 문재인 대통령
‘공평’을 이야기하면서 ‘공정’이라 하고 있어

( 편집부 기자    2019년 10월 23일 00시20분   )
     


[전북교육신문칼럼 ‘시선’ ]

(사진, 글= 권혁선 교육공동연구원 대표, 전주고등학교 교사)

지난 22일에 문재인 대통령은 국회 시정 연설에서 정시확대를 언급했다. 교육부도 마찬가지로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맞춰 정시 비율을 확대하려는 정책으로 급선회하고 있다.

가짜공정여론에 의해 공격받아왔던 미래를 위한 교육의 혁신은 문 대통령에 의해 오지선다형의 획일화된 교육으로 다시 후퇴할 위기에 놓였다. 결국 진짜 공정한 교육제도는 위기를 맞고 기득권의 가짜 공정여론이 주인행세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현재 입시에서 불공정을 야기하고 있는 모든 문제는 자사고·특목고에서 유발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국 조국의 딸도 ‘한영외고’라는 특목고 출신이었다. 이들은 일반고 출신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내신 등급을 보완하기 위해 무리한 스펙 활동으로 논문 1저자 끼워 넣기, 소논문 작성, 대학 연구소 체험 봉사 활동 등을 학교생활 기록부에 기재하고 또 대학 입시에 활용하여 학생부 종합 전형이 국민들의 분노를 사는 원인을 제공하였다.

따라서 대학 입시의 공정을 언급하기 위해서는 고교 입시에서 우수 선발권을 가지고 고액 수업료를 징수하는 특권적인 자사고의 일반고 일괄 전환을 먼저 언급하고 수능 중심의 정시 확대를 주장해도 했어야만 했다. 그런데 ‘불공정’의 몸통인 자사고·특목고에 대해서는 한마디 언급도 없이 정시 확대 방안만을 연설하여 많은 현장 교사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말았다.

그동안 불공정 주범 역할을 했던 아니 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모순을 가지고 있던 자사고·특목고를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의 개정을 통해 당장 내년부터라도 일반고로 일괄전환을 시켜야만 한다. 그래야 조금이라도 논리에 적합한 주장이 될 것이다.


(2019.10.16. TBS 자사고 특목고 일반고 일괄전환에 대한 국민여론 조사)

이미 많은 국민들은 자사고와 특목고의 폐지에 54%가 찬성했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은 ‘불공정’의 대상인 자사고·특목고의 폐지는 언급하지 않고 ‘불공평’한 수능 정시를 ‘공정’이란 단어로 포장하여 확대하려고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공평이냐? 공정이냐?”의 문제인데 ‘공평’을 이야기하면서 ‘공정’이라고 하고 있다.

공평은 결과를 똑같이 나누는 것에 해당한다. 그러나 공정은 결과보다는 과정과 주변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과정과 결과 모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아래 그림의 오른쪽은 공평이고 왼쪽은 공정을 의미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회연설에 앞서 지난 21일에 더불어 민주당의 김해영 최고위원은 “많은 국민들께선 설령 정시가 확대돼 부유한 가정에서 상위권 대학을 더 많이 진학하는 결과가 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학종으로 야기되는 불공정성보다는 더 공정하다고 판단하시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어쩌겠느냐. 공교육에 대한 신뢰라는 사회적 자본이 부족한 우리 현실에서 공정이 시대의 과제이고, 많은 국민들께서 정시를 확대하는 것이 공정하다 말씀하시는 만큼, 그런 국민들 의견 수렴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정시를 확대하면 부유층 자녀들을 상위권 대학에 많이 진학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공정’이란 단어를 사용하는지 알 수가 없다. ‘공정’은 결과뿐만 아니라 과정까지도 균등한 것을 이야기한다. 고비용의 사교육에 의해 공교육이 파괴되고 사회적 불평등 심화가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정시 확대를 주장하는 것은 ‘공정’이 아니라 결과만 ‘공평’하면 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경제적으로 사회 불평등이 더욱 커져 청년 실업자와 도시 빈민이 폭발적으로 증가해도 1인당 GDP 등 각종 경제 지표만 높게 나타나면 된다는 주장과 같은 것이다. 주장도 주장이지만 용어의 혼동마저 나타나 국민을 더욱 큰 혼란에 빠트리는 것을 가만히 용납하기가 어렵다.

진정 ‘공정’사회를 희망한다면 정시가 사교육을 심화시키고 지역·계층 간의 격차를 심화시키는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정시’를 더욱 축소하거나 현상 유지하고 학생들의 진로와 적성에 초점을 맞춘 2015 교육과정과 고교학점제가 현장에 정착될 수 있도록 교육부는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해야만 한다.

아울러 ‘공정’한 입시가 될 수 있도록 학생부종합전형 관련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강력한 처벌을 주장하면 된다. 이것이 ‘공정’한 교육 용어의 올바른 사용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어차피 교육 문제를 정치 문제의 일환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대통령과 집권당의 야욕에 의해 교육부가 부득이 정시를 확대하더라도 정시 지원 학과의 진로와 전공에 연계된 수능 영역에 대한 가산점 규정을 강화하여 고교 학점제 실시 취지가 최대한 유지되도록 해야만 한다. 정시에도 30% 이상 정량적인 내신을 반영하여 학생부 교과 전형의 성격을 갖도록 설계해야만 한다. 아울러 ‘공정’한 경쟁이 될 수 있도록 수시·정시 일정을 통합 운영하여 학교 현장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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