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교육청, ‘혐오표현’ 대응
청소년 70% “혐오표현 경험”...전북 등 4개 교육청 참여

( 문수현 기자    2019년 11월 18일 10시16분   )
     


“이슬람은 다 테러리스트다.”
“게이새끼”(친구를 욕하는 말)
“화장은 예의지.”
“어른 말에 끼어들어?”
“지금 공부하면 남편직업․부인얼굴이 바뀐다.”
“치킨 시켜 먹을래? 치킨 배달할래?”
“장애인 같은 짓 좀 하지 마!”

혐오표현 반대 캠페인에 참여한 학생들이 소개한 혐오표현 사례들이다. 학생들은 이런 표현들을 친구들뿐 아니라 교사들로부터도 듣는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서울, 광주, 경기, 전북 4개 교육청과 함께 학교 내 혐오표현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인권위와 교육청은 15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학생인권조례가 있는 4개 교육청과 ‘인권존중 학교를 위한 혐오표현 대응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인권위는 최근 우리 사회에 혐오표현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고 학교도 그로부터 자유롭지 않다고 밝혔다. 또 혐오표현은 인간의 존엄성을 부정하고 다양성과 다원성에 기초한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하며 불평등을 조장한다고 지적했다.

공동선언문에는 교육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혐오와 차별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받을 권리’의 보장을 위해 △교육공동체 내 혐오표현 불관용 원칙 선언 △구성원들이 함께 만들고 실천하는 자율규범 마련을 위한 협력과 지원 △대항표현 교육 및 인식개선 캠페인, 실태조사 등 혐오표현 예방을 위한 공동협력 등이 담겨 있다.

최영애 인권위원장은 “이번 공동선언은 국가인권위원회와 국가행정기관이 공동으로 혐오표현 문제에 대한 인식을 함께하고 대응 의지를 밝히는 최초의 선언”이라며 ”우리 사회에 기록될 매우 의미 있고 뜻깊은 순간”이라고 밝혔다.

이날 공동선언식에서는 올해 인권위 아동인권 당사자 모니터링단원으로 활동한 초등학생, 중학생과 교내 인권동아리 활동으로 혐오표현 캠페인에 참여한 고등학생, 혐오표현과 관련한 교내활동을 진행한 교사 등이 참석해 학교 내 혐오표현의 사례를 발표했다.

인권위와 참여 교육청은 공동선언문 발표를 시작으로 학교 내 혐오표현 대응 가이드라인 제작에 들어가 2020학년도 1학기에 맞춰 초안을 발표하고 후속사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인권위 관계자는 “교육영역에서 시작된 혐오표현 대응 공동선언과 이어질 활동들이 우리 사회에서 혐오표현에 대한 불관용 원칙을 밝히고 대응하는 마중물로서 범사회적 혐오표현 대응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인권위가 지난 5월 만 15세 이상 17세 이하 청소년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혐오표현에 대한 청소년 인식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10명 중 약 7명(68.3%)이 혐오표현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경험자 중 82.9%가 온라인에서 혐오표현을 접한 적이 있으며 페이스북 등 SNS가 80%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

해당 조사에 응답한 청소년의 절반 이상이 학교(57%)와 친구(54.8%)로부터 혐오표현을 경험한 적이 있으며, 교사로부터 혐오표현을 접한 경우(17.1%)도 있었다.

혐오표현을 경험한 청소년 10명 중 4명이 위축감(40%)과 두려움·공포심(37.7%)을 느낀 적이 있으며, 자유로운 표현이 위축됐다(38.9%)고 응답한 학생들도 절반에 가까웠다.

그러나 '직접적인 반대의사 표현(43.7%)'보다는 '그냥 무시(70.5%)'나 '회피(64.5%)' 등 학생 절반 이상이 소극적인 방식으로 대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인권위와 참여 교육청은 혐오표현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응을 위해 다양한 후속 사업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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