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재벌의 성장 그리고 경제력 집중과 위기
경제적 소유구조의 민주적 지배로 일차적 목표 세워야

( 편집부 기자    2019년 12월 04일 19시57분   )
     


[붉은여우의 숲 연재 글 = 임창현 전북교육신문 기자 / 국립군산대학교 산학협력단 교수]

'공산주의와 자본주의 그리고 사회주의와 자유주의'라는 글에 이어 2번째 글이다. 2번째 글은 재벌에 대한 이야기로 풀고자 한다.

재벌 기업들은 무수히 많은 계열사를 거느리며 국가의 경제정책에 영향을 받지 않고 오리려 좌지우지 하고 있는 현실이다.

오랜 기간 동안 많은 재벌견제와 해체론이 난무했지만 그들의 한국경제 독점과 지배구조는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한국에서의 고용불안과 경제적 불평등은 이러한 재벌 대기업 집단의 성장과 더불어 심화되고 있으며 ‘부자 삼성과 가난한 한국국민’이라는 설정은 이를 잘 나타내주고 있는 표현이다.

이들은 과거 정권에서 처럼 권력의 눈치를 보거나 밉보여 불이익을 보는 존재가 아니다.

과거 이명박 정부처럼 재벌기업 소속 경영인 출신이 대통령을 지냈으며 재벌이라는 그 자체가 ‘선출되지 않는 사회권력’으로 자리잡아 견제되고 제어되는 최소한 법적 장치들 조차 역으로 해체 시켜버리는 힘을 발휘하고 있는 현실이다.

자산총액 10조 원 이상인 기업집단에 속한 자산 2조원 이상의 계열회사가 순자산액의 40%를 초과해 다른 국내회사에 출자할 수 없도록 시행되었던 출자총액제한제가 1986년 도입되어 수 차례 법령개정을 거치면서 노무현 정부의 좌파신자유주의라는 괴상한 경제정책하에 실질적으로 무력화되었다.

이렇게 무용지물화된 출자총액제한제는 2009년 3월에 이명박 정부에 의해 완전히 폐지되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외환위기 이전에나 나올법한 대기업이 문어발 확장이 이명박 정부 이후 크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재벌 대기업의 계열사 비율확대와 문어발 확장은 단순히 경제력 집중에 그치지 않고 각종 시장질서 왜곡과 원하청 불공정거래, 중소기업 기술빼내기와 인수합병, 분식회계, 일감몰아주기와 협력업체운영을 통한 비정규직 양산 등의 반사회적 경영구조의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사회경제구조의 위기를 조장하며 흡사 ‘브레이크가 고장난 폭주기관차’의 형상 그 자체이다.

이러한 위기의식은 한국 정치계의 여야 모두가 ‘재벌개혁’을 외치고 경제민주화를 이야기 하게 만들었지만 재벌들의 양적인 경제력 집중을 일부 완화 시키는 수준에 머무는 대안들이 제시되고 있을 뿐 잘못된 경영과 지배구조를 개혁하는 질적인 차원의 대안은 제시되지 못하고 이마저도 좌초되고 말았다.

재계에서 큰 세력을 가진 독점적 자본가나 기업가의 무리, 또는 가족구성원이나 친척에 의해 이루어지는 대기업으로 구성된 기업집단을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서는 재벌이라 정의 하고 있다.

재벌은 전문생산분야에 연관성 없이 시장에서 다각적인 많은 계열기업을 소유하고 일관된 지배체제하에 기업군을 형성하고 있다.

재벌의 형태로는 가족, 또는 동족에 의하여 출자, 또는 소유되고 지배되는 것과 지주회사를 통하여 다각화된 기업을 지배하여 대규모 기업집단을 이루어 피아미드형 형태를 갖는다. 이는 독점자본으로서 독점적 지위를 이용하여 정치권력과 유착관계를 형성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한국의 재벌의 형성은 짧은 시기에 급성장하여 경제 집중도의 편중이 매우 높다. 한국의 재벌 출현시기는 1950년대 중반이며 국가권력과 밀착되어 각종 변칙적인 특혜를 받아오며 성장하였다.

경공업에서 중화학공업 뿐만아니라, 대형유통마트는 물론이고 골목상권의 유통망까지 다업종 문어발식의 가족이나 친척 지배력에 의해 폐쇄적인 경영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한국의 재벌형성의 단초를 마련한 역사적 배경에는 1945년 8월15일 해방이후 일본인들이 남기고 간 재산으로 일명 적산(적의 재산)을 미 군정청에 의해 귀속재산을 접수하여 그 재산을 민간인에게 불하하는 과정에서 재벌 형성이 되었다는 견해가 있다.

김종섭 외,『정보화와 한국경제의 성장』에 따르면 “당시 귀속재산을 불하받은 기업가들은 낮은 불하가격과 함께 장기 유예기간과 값싼 은행대출 같은 좋은 지불조건을 가지고 있었다. 원자재 수입허가권의 배분, 비현실적이었던 낮은 공식환율, 외환배분의 독점적 지위보장 등과 같은 많은 특혜도 수반되었다.”고 밝히고 있으며 “당시 급속한 인플레이션 하에서 장기(최고15년)분할 납부가 허용되어 귀속재산 불하는 거의 무상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불하대금도 특혜융자로 충당함으로써 불하 그 자체가 엄청난 부의 획득이었다.”

뿐만아니라 원조물자에서 자본축적의 과정을 거쳤으며 미국의 경제원조가 줄어들자 외자도입과 특혜가 이뤄졌으며 국영기업의 민영화에 의해 그 규모가 거대하여 재벌그룹은 막대한 자산을 최득하는 계기가 되었다.

한국의 재벌은 해방시기의 적산불하를 통해 태동하여 국가주도에 의한 경제정책과 유착을 통해 재벌 성장의 토대를 마련하였으며 신자유주의적 세계화를 통해 초국적화된 금융자본과 소유지분을 공유하며 국가의 국민적 경제정책에 조응하지 않고 오히려 지배하는 단계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2017년도에 발표된 공정위원회의 대규모기업집단 발표에 따르면 1987년 부터 2016년의 공정위 30대 재벌 경제력 집중도가 GDP(국민경제비중)에 대비하여 1987년에 55.30%, 1998년에 97.83%로 급격이 증가했다.

1997년 경제위기가 계기가 되고 김대중 정부의 재벌규제 정책으로 다시 급락하여 2002년에 59.29%로 낮아졌다가 노무현 정부 이후부터 완만한 상승곡선을 만들기 시작했다. 2012년에는 IMF경제 위기 당시의 상황을 웃도는 104.50%를 기록했고 2016년도에는 100.31%를 기록하고 있다.

상위 30대 재벌은 제조업 출하의 3분의 2, 서비스매출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지만 2017년 말 기준 이들 기업의 고용 비중은 2.7%에 지나지 않는다.

문제는 이러한 재벌의 경제력 집중도가 심화되면 될수록 위기로 확대된다는 것이다. IMF 경제위기에 우리는 충분한 경험을 했다.

과거 한국 진보 경제학계 내에서 재벌 국유화하냐 재벌 해체냐의 논점이 있었다. 이것은 1987년도부터 제기된 것이고, 민중 운동에서 중요한 경제 강령적 내용이었다.

1992년 대통령 선거당시 PD계열의 민중회의(대표:오세철)와 ND계열의 사회당 추진위(대표:김철수), 사민주의를 대변했던 진보정치연합(대표:노회찬)이 백기완 대통령선거운동본부(이하 백선본)를 함께 구성하면서 재벌해체라는 구호와 주장이 선거의 이슈로 등장하는 배경이 된다.

백선본은 한국의 독점자본이라는 개념을 에둘러 재벌이라 표현하고 재벌해체라는 표현을 사용하였지만 본질적으로는 국가와 사회가 이를 통제해야 된다는 의미로서 재벌 또는 독점자본의 국유화론에 근접해 있어 재벌해체라는 표현에 의해 재벌해체론이라 규정할 수 없었다.

이후 김영삼 정부가 등장하면서 PD계열의 청산주의 논쟁과 사민주의화하는 경향으로 말미암아 재벌국유화론은 실종되고 재벌해체론이 성행하게 된다.

재벌이 독점자본을 달리 표현할 수 있는 특정한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재벌은 국유화가 아니고 해체되어야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경실련이 재벌 해체를 이야기 하고 업종 전문화해야 한다는 입장과 시카고 학파의 신자유주의 경향이 참여연대 등의 주주자본주의와 소액주주운동 등과 맞물려 조합되기에 이르고 노무현 정부에서의 ‘좌파신자유주의’라는 출저불명의 합체가 이뤄지는 계기가 되었다.

지금까지 백선본의 선거전술이나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집권시기에 재벌규제나 여러 주장이 담론에 그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재벌의 폐해를 국민들이 인식하거나 공유하는데 국가와 재벌의 언론통제와 독점은 큰 걸림돌로 자리 잡고 있다. 정치적 스캔들에 3S가 이용되었다면 재벌에 대한 원성이나 저항에는 정치적 권력의 변형까지 동원될 정도로 그 힘은 막강하다.

지금은 누구나 인식이 될 정도의 재벌의 독점자본의 비중이 커져 확대되어 우리 전체 삶의 최소한의 행복을 추가하는 가치조차 붕괴시키고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위기가 인터넷이나 SNS등으로 공유되며 확산된 중동지역의 민주화 시위와 이스라엘의 재벌규제를 요구하는 시위, 2011년 9월의 월가를 강타한 99%의 반격은 경제민주화란 무엇인가 고민하고 요구하게 되는 큰 사건들이다.

김병권_새사연 부원장은 이스라엘은 어떻게 2012년판 재벌해체를 했나라는 글에서 '이스라엘의 금산분리와 피라미드식 계열사 확대 제한을 핵심으로 외부인 참여 이사회 요건 강화, 소수 주주권 강화, 공적 연기금 투자시 주주권 강화, 공적 자산 매각시 재벌 참여 제한 등 다양한 재벌 규제안들을 마련하고 있다. 이는 상당정도 국내 재벌개혁과도 공통되는 부분들이 있고 그 점만으로도 충분히 우리가 주목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이스라엘 시민들은 구조적으로 악화되는 불평등 -> 경제위기로 인한 물가부담과 소득 정체 -> 독점 재벌들의 독과점 가격과 정부의 취약한 공적지출에 대한 분노 -> 30만이 참여하는 저항과 재벌개혁 요구 -> 재벌 해체에 준하는 개혁 방안 결정이라는 과정을 밟은 것이 1년 동안의 이스라엘 재벌개혁의 긴박한 과정이었다'라고 설명한다.

그런데 지금 한국사회는 박근혜에 대한 탄핵 이후 재벌에 대한 99%의 반격은 무장해제 되고 대신에 일본에 대한 적대감과 검찰권력의 장단에 국민들의 혼이 다 빠져 있는 형국이다.

그래도 지금이라도 다시 한국의 사회 모순의 해결점을 어디에 방점을 찍고 나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선행 되어야 한다.

먼저 검토해볼 입장은 주주자본주의론 지배구조합리화론이다. 이 입장은 고려대 장하성 교수와 옛 참여연대의 입장이다. 이들은 신자유주의자들로서 김대중 노무현 경제정책과 초국적금융자본의 이해관계가 일치하고 있다.

재벌대타협론자들은 초기 자본의 원시적 축적 과정이 국가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신자유주의자들의 작은정부론을 비판하면서 국민국가와 자본의 상호보완을 주장하고 강한 국민국가를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경제민주화론은 자칫하면 작은 정부와 신자유주의정책으로 인한 자본의 금융지배체제가 형성되고 이로 인해 초국적금융자본에 의한 국민국가기반 산업자본의 해체와 지배를 초래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의 주장을 비판하자면 한국재벌을 개혁하고자 하면서 문제해결의 방향을 일국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자본주의체제 안에서 한국자본주의를 살펴야 하고 한국의 재벌이 한국의 국가자본주의 체제에서 만들어진 것은 맞지만 단지 한국 태생의 초국적자본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는 점이다.

인간이 출생지에 따라서 한국은 속인주의를 따르고 있고 미국은 속지주의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자본은 축적과 독점을 거듭하며 초국적화된 기업활동에 국적에 의해 국민기업을 꿈꾸는 건 과거의 개발독재나 국가자본주의로 회귀를 바라는 것 그 이상도 아니다.

세계의 자본주주의 질서는 초국적자본주의로 이행되가고 있으며 정책적으로는 신자유주의라고 볼 수 있다.

초국적금융자본은 정보산업의 IT기술을 발달시켰고 이를 통해 세계화의 과정을 통해 초국적금융자본에 의해 지배되는 초국적산업자본들간의 경쟁이며 국적을 가진 재벌들 조차 소유구조에 있어서도 초국적금융자본에 의해 지배되고 국민국가적 경제시스템이나 정책들을 조롱하고 있는 사회라고 정의할 수 있다.

과거 사회주의의 몰락은 민주주의의 부재와 소유구조의 관료화에 따른 것이다. 한국에서도 유사한 국가자본주의 체제의 몰락과 정치에서의 반민주적 독재정권을 종식시켜나가는 성과를 거두었다.

한국사회는 권력을 창출하는 방법적인 정치제도로 민주적 정치제도로서 괄목한 투쟁의 성장을 이뤄냈지만 사회전반의 교육적, 경제적, 문화적으로 민주적 토대는 부실하기 짝이 없다.

경제적으로는 소유구조에 대한 민주적 지배를 일차적 목표로 삼고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다시 99%의 반격을 조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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