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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20년04월09일21시01분

[책] 정석종, 그의 삶과 역사학

조선 민중사 1세대 연구자...정석종기념문집편찬위원회, 역사비평사, 2020


  (  문수현   2020년 02월 19일   )

"성문이 일곱 개인 테베를 누가 건설했던가?
책에는 왕들의 이름만 적여 있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승리가 하나씩 나온다
승리의 향연을 위해 누가 요리했던가?
십 년마다 한 명씩 위인이 나온다
그 비용은 누가 지불했던가?
그렇게 많은 이야기들, 그렇게 많은 의문들"(브레히트)

“종래에는 조선시대의 정치 현실을 당쟁사로 파악하는 것이 일반적인 태도였다. 그러나 이는 일면적인 것이므로 지양되어야 한다. 물론 치자 계층 내부의 갈등으로서 당쟁 자체도 조선시대 정치사의 일부지만, 치자와 피치자 사이의 갈등으로 이루어지는 피치자의 사회운동이나 그 갈등의 폭발인 민란들도 정치사에 포함되어야 한다. 어떠한 정치 현상으로서의 입법 조치나 새로운 시책의 결정 등은 하층 민중의 반항과 그 지향에 대한 일정한 양보 또는 타협의 산물이거나 그 지향을 억압하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사실들도 아울러 고려해야 할 것이다.”(정석종)

조선 민중운동사 연구의 선구자인 정석종(鄭奭鍾) 교수 타계 20주년을 맞아, 그가 몸담았던 역사문제연구소의 후학들이 『정석종, 그의 삶과 역사학』을 출간했다.

정석종 교수는 1937년에 함경남도 신흥에서 태어나 1947년 월남한 실향민이다. 서울대 57학번으로, 역사문제연구소 초대 소장이었다. 한국 역사학계에 ‘민중사’라는 새로운 시선과 영역을 개척했다. 조선시대 중죄인의 조사·판결서를 모아 엮은 관찬서인 『추안급국안』을 비롯해 먼지 속에 파묻혀 있던 사료를 발굴해 생명을 부여했다.

이번 논문집은 역사문제연구소가 고인이 몸담았던 영남대 국사학과 총동창회와 함께 지인들의 회고를 담은 추모글과 고인의 논문 중 민중운동사 관련 논문을 골라 편찬한 것이다.

1부 ‘추모문집’에는 22인의 추모글과 1편의 대담글을 실었다. 이어 2부 ‘논문선집’에는 고인의 논문 11편을 묶었다. 2부에는 논문선집에 대한 개괄 성격의 ‘정석종의 역사관과 민중사적 시각’(이이화)과 함께, 정석종 연보와 정석종 논저 목록도 실려 있다.

2부 논문선집에 실린 정석종의 민중운동사 관련 논문은 다음 11편이다.

△조선 후기 정치사 연구의 과제 II―민중운동사 연구를 중심으로
△조선 후기 노비 제도의 변화―노비매매문기를 중심으로
△조선 후기 사회신분제의 변화―울산부 호적대장을 중심으로
△숙종조의 사회 동향과 미륵 신앙
△숙종조의 갑술환국과 중인·상인·서얼의 동향
△숙종 연간 승려 세력의 거사 계획과 장길산―이절·유선기 등의 고변을 중심으로
△영조 무신란의 진행과 그 성격
△홍경래난의 성격
△홍경래난과 내응 세력
△정약용과 정조·순조 연간의 정국
△『추안급국안』의 민중사적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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