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0년07월04일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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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수능최저등급 완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학생부 종합 전형은 본래 취지에 맞게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


  (  편집부   2020년 06월 12일   )

[전북교육신문칼럼 ‘시선’ ]
(사진, 글= 권혁선 전북교육공동연구원 대표, 전주고등학교 수석교사)

2021학년도 고3 재학생 전체가 처음 응시한 경기도 교육청 주관 4월 고3 전국연합 학력평가 결과가 언론에 보도되었다. 가장 관심 분야인 시도별 응시인원을 살펴보았다.

참고로 2018년 4월 시도별 응시인원은 442,878명이었다. 2019년 4월 시도별 응시인원은 58,931명이 감소한 383,947명이었다. 실제 2020학년도 수능 시험 응시 재학생은 394,024명이었다. 4월 전국연합과 수능 시험 응시인원 차이가 약 1만 명으로 나타났다. 이를 기준으로 금년도 재학생 수능 응시인원을 어느 정도는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2020년도 4월 전국연합 응시인원은 320,972명으로 나타났다. 2019년에 비해 62,975명이 감소하였다. 다만 인천시 교육청의 응시인원이 일부 휴교로 인해 2019년 91개교 19,631명에서 45개교 8,031명으로 11,600명 감소했음을 감안하면 2021년 고3 수험생은 332,572명~345,000명 사이가 될 것으로 추측된다.
2021학년도에는 재수생과 반수생 등 졸업생 응시인원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많은 언론이 예상하고 있다. 실제 인원은 9월 수능 원서 접수 이후에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9월이면 너무 늦다. 조금이라도 빨리 수치를 예상하고 금년도 입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야만 한다.

2020학년도에는 졸업생 비율이 24.8%로 142,271명이 응시하였다. 이 수치를 기준으로 금년도 졸업생 응시인원을 어느 정도는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졸업생 비율이 30%라면 응시인원은 138,000명 정도일 것으로 추측된다. 그런데 모든 재학생이 수능을 응시하지 않는다. 약 75% 이상 학생들이 수능을 지원하지 않았다.

금년도에는 더 많은 학생이 수능을 지원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4월 전국연합 성적을 분석한 결과 “국어와 수학 나형 등에서 상·하위권 격차가 지난 2016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벌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수학 나형의 경우 100점 만점에 30점 미만을 받은 저득점 학생 비율이 전체 절반에 육박하는 등 최근 5년간 치른 시험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는
이데일리 (https://n.news.naver.com/article/018/0004660767) 보도에 따르면 많은 재학생이 수능 시험 자체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예측할 수 있다. 실제 이들 학생은 수능 시험 결과가 없어도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가상은 일단 예측 수치에 참고하지 않겠다.

금년도 수능 예상 응시인원을 표로 정리해 보았다. 수능 응시와 별도로 시험을 보지 않는 재학생 미응시 비율은 2020년도와 같이 75.4%로 예상해 보았다. 사실 이 비율도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2021학년도 수능에는 약 41,543명이 감소한 약 443,000명 응시가 예상된다. 2020년보다는 41,000명, 2019년에 비해서는 약 87,000명이 감소한 수치이다.

2020학년도 수능에서 등급별 인원 감소에 따른 대학 입시 왜곡 현상을 경험했다. 2020학년도 국어 영역의 난이도는 2019학년도와 비슷했지만 1, 3등급 인원이 각각 1,441명, 8,027명이 줄어들어 4등급까지 20,120명이 감소했다.



수학 (가)형은 조금 어려웠다. 1등급 인원이 2,009명 감소했고 2등급 인원은 조금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수험생 감소로 인해 214명, 누계로 2,223명이 감소했다. 2등급까지 비율은 거의 같았지만 실제 등급컷을 충족한 학생은 줄어들었다. 수시 교과 전형의 지방 국립대 미지노선인 4등급까지 수험생은 7,637명이 감소하였다.



영어 영역은 2020학년도 수능 시험에서 국어와 수학 영역에서 등급컷을 충족하지 못한 학생들의 흑기사 역할을 하였다. 국어, 수학 영역에서 감소한 등급 인원 이상의 학생들이 영어에서는 2019학년도 대비 우수한 등급을 유지하여 전반적인 균형을 조금은 맞출 수 있었다.



만약, 절대평가 과목인 영어마저도 어렵게 출제되어 이전에 비해 같은 등급의 수험생이 감소했다면 수능 최저등급을 기반으로 한 교과 전형 비중이 높은 지방 국립 대학의 경우 엄청난 입시 대란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았다.

실제, 같은 교과 전형이지만 4개 영역 최저등급을 요구하는 의생명과학 계열은 상당수 수험생이 최저등급을 충족하지 못해 상대적으로 내신 등급이 떨어지던 재수생들이 합격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였다. 결론적으로 2020학년도에는 절대평가인 영어 영역의 활약(?)으로 재학생 중심의 입학 전형인 수시에서의 대란을 무사히 방지할 수 있었다. 절대평가인 영어 영역의 난이도 조절을 요구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이다.
문제는 2021학년도이다. 그동안 난이도 조절을 통한 재학생 구제 방안을 고민해 보았다. 그리고 수능 난이도 조절을 요구했다. 그러나 면밀한 분석을 하면서 어떠한 경우의 수를 활용해도 난이도 조절을 통한 재학생 구제는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봉착했다.

2021년도에는 국어, 수학 영역 1등급 인원이 2020년도에 비해 더욱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2021년도 등급별 인원을 예상해 보았다. 물론 정확한 인원은 아니겠지만 수능 응시인원은 443,193명으로 설정하였고 등급별 인원은 2019, 2020년도 비율 가운데 높은 값을 활용하여 계산해 보았다.



2020년도에 비해 국어 영역에서 누계 인원으로 1등급 –1,920명, 2등급 –4,824명, 4등급 –16,356명 2019년도와 비교할 때는 1등급 –3,361명, 2등급 –4,775명, 4등급 –36,437명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국어 영역 난이도가 평이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금년 국어 영역이 더 쉽게 출제되지 않는다면 수능 최저등급 미달자가 속출할 것이다.

자연계열 수험생들에게 특히 더 민감한 수학 영역의 경우, 2019년과 2020년 사이에서 유리한 방향으로 설계한 비율을 반영하여 계산해 보았다. 상대평가에서는 실제 거의 불가능한 비율이다.



그러나 2019년 대비 1등급 –1,900명, 2등급 –2,655명 그리고 4등급의 경우 약 8,000명 정도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상대평가인 점을 감안하면 이 정도 감소 예상치는 아무리 난이도를 조절해도 불가능할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2020학년도에는 영어 영역이 3등급까지 18,415명 증가하는 비교적 평이한 난이도를 유지하면서 국어와 수학에서의 틈을 보충해 주는 역할을 하였다. 금년에도 영어는 그러한 역할을 해야만 한다. 그러나 2020년도와 같은 난이도로 영어가 출제되더라도 1등급 –2,867명, 2등급까지 –9,144명, 4등급까지는 –24,712명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도에는 국어, 수학(가) 영역의 감소 인원을 영어가 보충할 수 있었지만 수험생의 절대 감소로 인해 영어 영역에서도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어떤 형태의 난이도 조절을 해도 2019년이나 2020년도의 최저 등급을 충족할 수 있는 인원은 절대적으로 부족할 수밖에 없다. 수능 난이도 조절을 통한 고3 재학생 구제는 거의 의미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코로나 사태로 인한 학력 저하 우려까지 감안한다면 더욱 그렇다. 수도권 일부 대학과 지방 국립대의 경우는 수시에서 고교 내신보다는 수능 성적이 차지하는 비중이 비대하게 높아져 수시 교과 전형에서도 재학생이 졸업생들에 비해 불리해질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수능 최저 등급 충족 학생 부족에 따른 수시 인원의 정시 이월 인원이 급증하여 대학 입시에서 정시가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증가하여 공교육의 정상화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어두운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

그런데 서울대가 2021학년도 신입생 최저등급 기준을 완화한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올해 수시 때 고3만 대상으로 하는 지역균형선발전형의 합격 조건을 기존 3개 영역 이상 ‘2등급 이내’에서 ‘3등급 이내’로 완화하는 것이다.
전국 모든 대학의 입시 전형은 “3년 예고제” 방침에 의해 3년전에 발표되면 수정이 불가능한 것이 원칙이다. 따라서 미처 생각하지 못한 방법을 교육부와의 협의를 통해 서울대가 발표한 것이다.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는 가능한 것으로 합의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정상적인 학교 교육 과정 운영을 위해 그동안 여러 차례 대학들의 수능 최저등급 완화를 요구했지만 쉽게 열리지 않았던 관문 하나가 코로나로 인해 허무하게 붕괴되고 말았다.
위에서 계속 언급했지만 코로나 사태가 없었더라도 수험생의 절대적인 감소로 인해 수능 최저 등급의 완화는 필수적인 요소였다. 뒤늦게라도 합리적인 방안이 서울대에서 처음으로 제시된 것을 적극 환영한다. 상당수 교과전형을 실시하고 있는 지방 국립대도 반영 영역을 1개씩 줄이거나 수능 최저등급을 1등급씩 인하하는 방안을 적극 고민해야 할 것이다.

다만, 연세대의 고3 학생들의 창의적 체험 활동에 대한 학교 생활 기록부 반영 최소화 방안은 여러 가지로 문제가 있다. 교육에서는 위기관리와 극복을 위한 노력을 가장 높게 평가를 해야 한다. 불확실한 미래 역량을 가진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더욱 그렇다. 그런데 코로나로 인한 위기로 인해 다양한 활동이 어렵다는 이유로 평가를 제외한다는 것은 교육의 본래 원칙에 바람직한 대처 방안이 아니라고 판단된다. 아울러 코로나 상황을 경험하면서 많은 학생들의 진로가 바뀔 가능성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진로 변경에 대한 구체적 설명을 불가능하게 한다면 많은 학생들이 진로 설명에 오히려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금년의 상황은 재학생들에게 불리한 것이 분명하지만 졸업생에게도 분명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새로운 세계에 대한 비전을 제시할 공간이 없다. 2010년에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상황이 전개되고 있기 때문에 학생부 종합 전형에서 있어서는 오히려 졸업생이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재학생들이 이 부분의 유리한 잇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다면 코로나 사태에서 배운 교훈이 전혀 없다는 또 다른 모순에 빠진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학생부 종합 전형은 본래 취지에 맞게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각 대학과 학과의 인재상과 철학에 맞는 평가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