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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학년도 수능분석, 영어 난이도 정상화를 통한 교육과정 선택과 면접의 중요성 높아져야

[전북교육신문칼럼 ‘시선’ 글= 권혁선 전북교육공동연구원 대표, 전주고등학교 수석교사]


... 편집부 (2020-12-25 01:13:58)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결과가 12월 22일에 발표되었다. 금년도 수능 응시자는 전체 42만1034명으로, 이 가운데 재학생이 29만5116명, 졸업생(검정고시 포함) 12만5918명이었다. 결시율은 13.17%로 역대 가장 높았다.



2020학년도와 비교해 보면 국어 영역의 경우, 표준점수 최고점이 144점으로 전년도 140점에 비해 4점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1등급에 해당하는 수험생들의 표준점수는 131점으로 나타나 표준점수 1점에 따라 당락이 결정되는 정시에서는 국어가 상당히 큰 변수가 될 것을 보인다. 수시에서 가장 중요하게 판단하는 등급별 인원은 4.4%로 큰 차이는 없지만, 전반적인 수험생 감소로 인해 1등급 인원이 18,467명으로‘20학년도에 비해 4,815명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등급은 6,217명, 4등급 14,771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수능 최저등급을 요구하고 있는 의치한 계열이나 지방 국립대의 교과 전형의 경우 국어 성적이 큰 변수를 차지할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수학 가형의 경우, 최고점이 137점으로 전년 134점에 비해 수학 또한 다소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1등급 점수는 130점으로 역시 국어와 마찬가지로 최상위를 제외한 점수에서는 오히려 조금 쉬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어와 마찬가지로 정시에서는 다소 어려워진 시험으로 표준점수 1점이 갖는 의미는 증가했지만, 재학생 중심의 수시의 등급 점수는 비슷하거나 약간 낮게 나타나 정시와 수시의 균형을 맞춘 평가였던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난이도를 아무리 조절해도 전체적 수험생 감소 현상에 따른 조건을 충족시키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수학에서도 1등급 인원이 1,600명 감소했다. 역시 높은 최저등급을 요구하는 상위권 대학의 진학에는 많은 어려움을 가져올 수도 있을 것으로 판단될 수도 있다. 그러나 2등급 인원(13.33%)은 1,966명이 증가하여 중상위권 학생을 기준으로 할 때 수학(가)는 오히려 예전에 비해 쉬었던 것으로 보인다. 물론 지방 국립대 진학을 생각하는 3등급 학생이 5,214명 감소하여 다소 어려움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어, 수학의 어려움은 절대평가인 영어에 의해 모든 것이 보완되었다. 코로나 상황에 따른 수험생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절대평가 영역인 영어가 가장 중요하다는 곳곳의 주장에 제대로 수용된 듯하다. 금년도 수능에서 영어 1등급은 12.66%로 역대급이라고 할만하다. 다만 여기에서 명심해야할 점은 금년도 영어 성적이 절대 이상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영어 절대평가를 실시하면서 설계한 기본값이 2등급 기준이었다는 점이다. 따라서 영어 1등급 인원이 11~12% 사이 위치하는 것이 절대 이상한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따라서 금년도 영어 수능이 비로소 제자리를 찾은 것은 환영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1등급에 비해 2, 3등급 인원은 수험생 수의 감소에 따른 현상을 극복하지 못한 현상을 그대로 보여 주고 있어 중위권 수험생들이 다수 지원을 하는 지방 국립대학의 교과 전형에서 자칫 정시로 이월되는 학생들이 급증할 가능성이 조금은 발생했다. 학교 교육의 정상화와 수시, 정시의 균형 선발을 위해서는 2등급 학생의 비율이 조금 더 높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약간 부족한 감이 있지만, 수능 영어 성적이 정상화됨에 따라 이제 교과 전형에서는 정량적인 내신 성적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아울러 학생부 종합 전형에서는 2015 교육과정의 진로와 적성에 맞는 교육과정 선택의 중요성과 교과목 세부 특기 사항 그리고 면접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금년도는 수시 입시에서 블라인드 평가를 처음으로 실시하였다. 상당수 경우에서 졸업생들이 의외로 합격하는 사례가 나타났다. 코로나 상황에 따른 재학생들의 불이익이 현실로 나타난 것 같아 약간 우려가 앞선다. 그런데 코로나 상황을 비판하기에 앞서 금년도 졸업생은 2015 교육과정 첫 번째 적용 학생들이다. 비록 일반선택과 진로선택의 구분이 없이 내신 9등급으로 적용하기는 했지만, 학생 중심의 교육과정 선택권을 충분하게 보장했다면 재학생이 졸업생에 비해 불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결국, 코로나 보다는 학생 중심 교육과정이 아니라 수능 중심 교육 과정 편성에 더 큰 이유라고 판단한다. 2022 입시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보다 학생 중심의 다양한 교육과정을 편성해야 할 것이다.

학생 중심 교육 과정 편성의 제대로 된 첫 원년이라고 평가받는 2022입시에서는 절대평가인 영어 성적이 보다 더 절대평가의 본래 취지에 맞는 출제와 평가로 수능이 교육과정 정상화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