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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2024-03-27 15:16:03

다시 촛불, 다시 세월호

[조민 칼럼] 우리는 세월호에 살고 있다.


... 편집부 (2021-04-17 03:03:12)

[전북교육신문 '조민 칼럼’ ]
(사진, 글= 조민, 전주고등학교 3학년, 조민님은 광장에서 촛불 승리를 경험하며 진보 정당 활동과 청소년운동을 시작했다. 노동당의 당원이며 지역 정치와 진보 정치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저서로는 <우리의 목소리를 공부하라>라는 책에 공동저자로 참여했다. )

우리는 세월호에 살고 있다.
펜데믹 재난에서도 방역보다, 우리의 생명보다, 자본가의 이윤이 먼저인 세상,
노동자의 목숨값을 안전한 노동환경의 값에 비교하며 계산기를 두드리는 세상,
생존을 위한 발버둥을 가만히 있으라는 명령으로 묵살하는 세상, 그 모든 '인간보다 이윤인' 세상은 세월호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나라다운 나라’의 외침을 잊지 않겠다며 세월호를 ‘추모’했다.
문대통령은 추모했으나, 문대통령의 역할은 추모가 아닌 정치다. 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세월호를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할 이유는 박근혜 이후에도 ‘세월호 참사를 만들어낸 체제’가 바뀌지 않았으며, 진상규명의 과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아직도 세월호가 왜 침몰했는지, 왜 구하지 않았는지 알지 못한다. 진상도 모르는 사건을 잊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세월호 참사를 만들어 낸 체제’의 극복은 ‘인간보다 이윤을’ 추구하는 체제의 종결을 의미한다. 세월호는 ‘인간보다 이윤’인 체제의 비극을 가장 단적으로 보여주는 참사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라다운 나라’를 내세우며 당선된 대통령은 ‘인간보다 이윤’을 추구하는 체제의 종결, 또 그 선행과제인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 기록물 공개, 성역없는 재수사로 진상규명에 기여할 수 있는 대통령 자신은 4년 동안 세월호 참사 책 이득을 얻었을 뿐 전혀 진상규명에 박차를 가하지 않았다. 이 사실은 올해 초 눈 내리던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서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농성한 세월호 유가족이 증명한다. 그렇기에 문재인 대통령의 7주기 추모는 기만이다.

박근혜의 304명 수장에 분노한 민중은 광화문에서 촛불을 들었다. 이제 세월호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삶터에서 촛불을 들자. 일터에서 노동조합이라는 촛불을, 지역에서 시민사회공동체라는 촛불을. 정치 공론장에서는 진보정치라는 촛불을 들자. 5천만명의 세월호인 한국 사회가 무사히 하선할 수 있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