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G-LOGO
최종편집: 2024-03-27 15:16:03

역사학자 이이화 『전봉준, 혁명의 기록』 펴내

폭넓은 자료 수집·고증 거친 평전...전봉준 새롭게 ‘발견’


... 문수현 (2014-11-07 13:44:55)

IMG
갑오농민전쟁 120주년인 올해 농민혁명 유적지를 찾는 ‘역사탐방’이 줄을 이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전봉준과 갑오농민전쟁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을까? 희미한 기억 속의 교과서 속 내용이 우리가 알고 있는 전봉준의 전부는 아닐까.

갑오농민전쟁 2주갑이 어느덧 저물어가는 무렵인 최근, 민중역사학자 이이화가 전봉준 평전 『전봉준, 혁명의 기록- 동학농민전쟁 120년, 녹두꽃 피다』(생각정원, 2014)를 냈다.

이 책의 특징은 저자가 “오직 진실만을 추적하기 위해 의심하고 고증하기를 반복했다”고 자부한다는 점이다.

사실, 전봉준에 대한 자료는 희박한 편이다. 더욱이 문자로 남은 기록은 더욱 단편적이다. 하지만 구전되는 기록들은 사실관계를 증명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특히 민간에 전해지는 기록의 경우 '영웅'을 바랐던 민중의 바람이 개입돼 내용이 미화되기 일쑤였다.

이 같은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저자는 동학농민전쟁의 기억이 스민 현장을 수십 차례 답사하고 현지인의 증언을 수집하면서 얻은 진실부터 조선 관료들의 기록, 후대 연구자들의 평가와 일본의 기록물들까지 빠짐없이 살피는 등 공을 들였다. 특히 당시 일본 사람들이 밀정 노릇을 하면서 쓴 목격담과 신문 기사를 적극 활용했다.

저자는 서문에서 ‘여러 학자들과 문인들의 이설(異說)’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종합하고 분석해 가장 진실에 가깝다고 판단되는 사실을 선택해 이 책의 줄거리를 끌어냈다”고 밝혔다.

한편, 저자 이이화는 우리가 전봉준을 이해하고 기억해야 하는 이유를 이렇게 강조한다.

“오늘날 조국이 분단되어 갈등이 일어나고 강대국의 간섭이 사라지지 않고 인권을 유린하는 일이 벌어지는 등의 모순은 근본적으로 청산되지 않고 있다. 또 탐욕적 자본주의가 만연해 이권을 독점하고 빈부 격차가 벌어졌다. 새로운 불평등사회가 빚어지고 있다.”

최근 KBS 1TV 『역사저널 그날』이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국사교사 100여명이 선정한 ‘2014년에 부활시키고 싶은 조선시대 인물’에서 전봉준이 5위에 올랐다.

그가 꿈꾸던 자주와 평등의 세상은 열리지 않았다. 또 다른 전봉준 평전인 『봉준이, 온다』(모시는 사람들, 2012)의 저자 이광재의 말대로, 전봉준은 현재진행형인 셈이다. 올해가 가기 전, 전봉준의 생애와 사상을 진지하게 마주해보기를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