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서학동의 미술공간에서 창작의 공백을 딛고 다시 붓을 든 여성 작가들의 이야기를 담은 전시가 열린다.
전주에 위치한 서학동사진미술관은 10일부터 22일까지 기획초대전 ‘열두 갈래의 길–빛을 모으는 시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미술공감 채움(대표 고보연)의 기획과 후원으로 마련됐으며, 삶의 전환기를 겪은 뒤 다시 창작의 길 위에 선 여성 작가들의 작품 세계를 조명한다. 전시 기간 중인 14일 오후 3시에는 참여 작가들이 관람객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는 ‘작가와의 대화’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이번 전시에는 고나영, 구성하, 권재희, 김상미, 박현민, 문귀화, 이수애, 엄진아, 주은영, 정현주, 최민영, 최선주, 최화영, 황미란 등 14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각자의 삶 속에서 잠시 멈추어야 했던 창작의 시간을 지나 다시 이어온 작업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작가들은 졸업이나 첫 전시를 계기로 작품 활동을 시작하며 저마다의 개성 있는 예술 세계를 구축해 왔지만, 현실의 삶은 종종 또 다른 선택을 요구해 왔다.
특히 여성 작가들은 건강 문제나 임신과 출산, 육아, 가족 돌봄 등 삶의 중요한 과정 속에서 작업을 잠시 멈추는 경우가 적지 않다.
생계와 가족을 우선해야 하는 현실 속에서 창작은 뒤로 밀리기 쉽고, 시간이 흐르며 작가로서의 꿈이 멀어졌다고 느끼는 순간도 찾아온다. 이러한 경험은 신예 작가뿐 아니라 중·장년 작가들에게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실이다.
전시를 기획한 고보연 대표는 “여성 작가들에게 일과 건강, 임신과 출산, 육아는 때로 딜레마처럼 느껴지지만 그 시간은 결코 단절이 아니라 숨을 고르며 빛을 모으는 과정이었다”며 “삶 속에서 쌓인 경험들이 새로운 작품 세계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열두 갈래의 길 – 빛을 모으는 시간’ 전시는 2024년과 2025년 이당미술관 초대전으로 시작된 이후 올해로 세 번째를 맞는다.
해를 거듭할수록 창작의 공백을 겪은 여성 예술가들에게 다시 작업을 이어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지속적인 작품 활동을 응원하는 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단순한 작품 발표를 넘어 삶의 여러 전환기 속에서도 예술을 향한 마음을 놓지 않았던 작가들의 시간을 돌아보는 자리”라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창작을 이어가는 예술가들에게 작은 불씨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