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교육신문】‘전교조의 정체성 회복을 위한 참교육 복원운동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은 단순히 전교조 내부의 문제나 이념 논쟁을 넘어, 한국 교육의 미래를 좌우할 본질적 과제로 다가온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1989년 창립 당시부터 ‘참교육’을 핵심 기치로 내세웠다. 그러나 최근 수년 사이 전교조의 참교육 운동은 조직 내부 권력 구도의 변화와 맞물려 중심축이 흔들리고 있다. 특히 경기동부연합으로 대표되는 특정 계열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참교육의 철학은 점차 후퇴하고 조직 운영의 위계화와 정파적 논리가 앞서기 시작했다.
전북은 이러한 변화의 단면을 보여주는 주요 사례다. 김승환 전북교육감이 재임한 12년 동안, 전교조 전북지부는 교육정책의 중요한 파트너로서 민주적 학교운영, 교사 자치, 학생 인권 중심의 정책을 추진하며 진보 교육의 이상을 일정 부분 구현해냈다. 학부모와 학생들로부터 지지를 받은 이 시기 전교조는, 참교육의 가치를 지역 교육에 구체화시키는 데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김 교육감의 퇴임이 다가오면서 전북 전교조 내부에서도 경기동부연합 계열의 조직력이 강화되었고, 이 과정에서 참교육 운동의 명맥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경기동부연합이 주도권을 쥔 전북지부는 이후 아동학대 혐의 교사에 대한 탄원 활동, 특수학교 학생 사망사건에서의 교육청 감사 요구 저지 등의 행보로 진보적 가치를 훼손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러한 흐름은 전북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경기동부연합은 강한 조직력과 당권 중심의 전략을 바탕으로 전교조 내부 선거와 집행부 운영 등 주요 의사결정 구조를 장악해 왔다. 반면, 전교조 창립 세대는 해직까지 감수하며 ‘참교육’이라는 철학을 실천해 왔지만, 오늘날 현장 교사들의 탈정치화 경향과 세대 간 소통의 단절 앞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MZ세대 교사들은 전교조의 기존 운영 방식에 공감하지 못하거나 정치적 색채에 거부감을 가지며, 교원단체 가입 자체를 꺼리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실제로 전체 교사 중 절반에 가까운 이들이 어떤 노조나 단체에도 가입하지 않고 있으며, 이는 단지 필요를 느끼지 못해서라기보다, 기존 단체들의 모습에서 공감할 지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교조 내부에서는 여전히 참교육의 원칙과 가치를 되살리려는 움직임이 존재한다. 특히 젊은 교사들 중 일부는 참교육 철학에 공감하면서도 보다 수평적이고 개방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기존 위계적 운영 방식과 충돌하면서도, 동시에 전교조의 내부 개혁 가능성을 시사한다.
참교육 복원운동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필수적이다. 첫째, 교사 개개인의 자율성과 전문성이 존중받는 조직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둘째, 조합 운영의 민주성이 회복되어야 한다. 자유로운 의견 개진과 토론이 보장될 때, 다양한 계파와 세대가 공존하는 전교조가 가능하다. 셋째, 학부모와 지역사회와의 연대가 강화되어야 한다. 참교육은 학교 안에서만 실현될 수 있는 운동이 아니라, 사회 전체와의 관계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가치이기 때문이다.
결국 참교육 복원운동의 성패는 특정 철학이나 이념의 정당성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현장 교사들의 참여, 민주적인 조직 운영, 외부와의 소통과 연대가 결합될 때에만 전교조는 다시금 교육운동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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