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은 통제 대상이 아니다”…청소년·시민단체, 스마트기기 금지법 철회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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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교육신문】학생 인권·교육 자율성 외면한 채 추진된 졸속 입법

지난 7월 8일 국회 교육위원회가 통과시킨 ‘학생 스마트기기 사용·소지 금지 법안’에 대해 청소년과 시민사회가 거센 반발을 이어가고 있다.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청소년-시민 전국행동과 청소년조직 등 20여 개 단체는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안의 즉각 중단과 재논의를 촉구했다.

문제의 법안은 수업 시간 스마트폰 사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학교장이 학칙으로 소지·사용을 제한할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회는 ‘학생의 학습권 보호’와 ‘교원의 교육활동 보장’을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단체들은 이를 “학생을 권리 주체가 아닌 통제 대상으로 간주하는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아수나로 활동가 진 씨는 회견 발언에서 “학교는 청소년에게 선택할 수 없는 공간으로, 이미 복장과 생활습관, 취향까지 지배해왔다”며 “스마트폰 일괄 제한은 교실 분위기를 위한 것이 아니라 청소년의 자유와 대화를 억압하는 폭력”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청소년은 존엄한 개인이자 선택의 주체”라며 스마트기기 사용 여부를 법률로 강제할 수 없음을 강조했다.

공동성명에 나선 단체들은 현행 제도와 학칙만으로도 필요한 수준의 사용 제한은 충분히 가능한데, 굳이 ‘금지’를 법률에 명시하는 것은 과잉입법이라고 지적했다. 성명은 “학생 인권을 보장할 제도는 부족한 상황에서 오히려 권리를 제한하는 조항을 법률에 담는 것은 위험하다”며, 헌법상 통신·사생활의 자유와 행복추구권 침해 가능성을 경고했다.

특히 이들은 법률이 가지는 강제성을 문제 삼았다. “벌칙 조항이 없다 해도 법에 ‘금지’가 명시되면 위법행위로 인식되고, 학교 현장은 더욱 경직될 것”이라며, “스마트기기 규율은 교육공동체 구성원 간의 자율적 합의와 민주적 절차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국회 검토보고서에서 언급한 외국 사례 다수는 법률이 아닌 정책·가이드라인 수준의 규제임을 지적하며, “선진국 일부 사례만을 단순 인용해 기본권을 제약하는 입법은 졸속”이라고 꼬집었다.

단체들은 끝으로 “학교는 스마트폰 없는 공간이 아니라, 학생이 신뢰받는 시민으로 성장할 공간이어야 한다”며 국회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이번 논란이 단순히 스마트폰 규제 문제가 아니라, 청소년을 동등한 시민으로 인정하느냐는 교육철학의 문제임을 다시금 짚는다. 학생의 자율성과 권리를 존중하지 않은 교육정책은 결국 교사와 학생 모두를 통제의 대상으로 전락시키며, 민주적 학교를 만드는 길과는 정반대에 서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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