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선 칼럼] MBC PD수첩의 관점에서 본 전주 지역 일반고 교육과정 편성 운영 모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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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교육신문】MBC PD수첩에서 고교 학점제(이하 학점제)에 대한 보도로 학점제에 대한 관심이 더욱 고조되었다. PD 수첩 영상을 통해 학점제의 긍정적인 면도 보았다. 학점제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먼저 언급되어야 할 문제인데 누구도 보도하지 않았던 쟁점을 PD수첩은 제대로 밝혀 주었다.

방송은 학생 진로 선택권과 책임 교육을 상징하는 1학년 공통 교육과정의 ‘기본수학’과 ‘기본영어’교과목 선택 실태를 분석하였다. 서울 지역 학교에 대한 분석이었지만 기본 과목을 운영하는 학교는 한 곳도 없었다. 1학년 ‘공통수학’과 ‘공통영어’의 수준은 높다. 중3 학년에서 고1 학년 진학하면서 선행학습이 없으면 교과 내신을 얻기 어렵다는 것은 통설이다. 게다가 고등학교는 아직 내신 상대평가를 하고 있다. 어느 정도 변별력있는 문항을 출제해야만 한다. 중학교 과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이 수업 시간 방황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모습이다. 따라서 아직 수학과 영어에 기초 학력이 부진한 학생을 위한 교육과정 편성 운영은 필수적이다. PD수첩의 표지 영상에서 나타난‘최성보’의 모순 해결을 위해서는 기본 수학, 영어 과목의 교육과정 편성과 운영 실태를 반드시 파악해야만 한다. 방송에 따르면 서울 지역에는 단 한 곳도 없었다.

우리 지역은 어떨까 궁금하다. 전주 지역에는 기본수학, 영어가 개설된 학교가 있다. 일반 학생보다는 운동 학생을 위해 개설된 성격이 강하다. 서울 지역 210개 가운데 1개 학교도 개설되지 않은 것과 비교하면 매우 긍정적이다.
차후 기본 과목을 개설하는 학교가 증가하여 책임 교육을 강화하는 전북 교육을 바란다. 학기초 개설의 어려움과 상대평가 그리고 과목 개설에 따른 교사 시수가 증가를 우려한다. 1학년 입학 전에 수강 신청을 받기 어려운 현실은 분명하게 맞다. 1학년 학생은 입학 전에 진단 평가를 하거나 학생의 기본 과목 수강을 사전에 신청받는 방안을 모색하여 최성보 가능성이 있는 학생에게 충분한 안내와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도교육청은 충분한 예산을 확보하여 기초 과목 교육과정 운영에 필요한 인적·물적 지원을 해야한다. 학교는 방과후 교육 기관이 아니다. 정규 교육과정 이외의 파편적이고 ‘사후약방문’ 성격의 기초 학력 보장이라는 슬로건이 아니라 정규 교육과정 내에서 해결을 시도하는 공교육 모습을 바란다.

PD수첩에서처럼 최성보 때문에 많은 교사와 학생이 고민하고 있다. 1학년은 공통 교육과정이기 때문에 2, 3학년 선택 교육과정 운영을 위해서는 최성보 지도가 확실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2, 3학년 선택 교육과정 편성에서도 기초 학력이 부진한 학생을 위한 고민을 해야 한다. 1학년에서 최성보 대상 학생이 발생했다면 2, 3학년 선택 교육과정에서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1학년 1학기는 학생의 의욕과 열의에 가장 높은 시기이지만 2, 3학년이 되면 교과 내신 성적에 대한 자신감 결여로 학습을 포기하는 학생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고 소위 ‘정시 파이터’까지 더해지면 최성보 대상 학생은 2, 3학년에 더욱 증가할 것이다. 선택 중심 교육과정에서도 학업에 흥미를 상실한 학생이 발생할 가능성은 있다. 이들을 위한 교육과정의 편성·운영의 폭을 확대할 필요도 있다.

PD수첩에서 방영한 두 번째 학점제 핵심 요소는 학생 맞춤형 진로 선택 교육과정 편성 여부이다. 학생 맞춤형 진로 선택 교육과정에서 주목할 점은 두 가지다. 하나는 수학 교과의 편성이다.

① 많은 학교가 인문, 이공 진로 구분 없이 교육과정을 편성하고 있다. 2학년 1학기 대수, 2학년 2학기 미적분Ⅰ, 3학년 1학기 미적분Ⅱ, 확률과 통계를 편성한다. 가장 많은 유형이다.

② 2학년 1학기에 대수를 지정하고 기하, 인공지능수학을 선택으로 편성하고 2학년 2학기 미적분과 ‘확률과 통계’를 편성하기도 한다. 후자의 경우 대부분 3학점으로 과목을 개설하기 때문에 선행학습이 없다면 교육과정을 따라가기 어려울 수도 있다.

③ 확률과 통계를 2학년 2학기와 3학년 1학기에 두 차례 편성하는 학교도 있다. 2학년 2학기는 이공계열 학생을 위해 3학년 1학기는 인문계열 진로 학생을 위한 편성이다. ‘지정’과목이 아닌 ‘선택’으로 편성 경우도 있다. 수학 교과는 다른 교과에 비해 중요도나 학습 부담이 크기 때문에 다양한 진로에 따른 교육과정 편성이 중요하다. 단순히 내신 성적만 계산하여 다양한 꿈과 진로를 가진 학생을 하나의 교육과정 안에 무리하게 편성하여 많은 수포자를 양산하는 것보다 계열별 교육과정을 편성 운영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진로 선택 교육과정의 특성은 탐구 영역 교육과정에서 잘 나타난다. 전주 지역 탐구 과목의 교육과정 개설 유형은 크게 세 가지로 보인다.

가장 많은 유형은 ① 과학 탐구 교과목을 2학년 1학기와 2학년 2학기 모두 물리,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을 편성하는 경우이다. 2학년 1학기에 두 과목, 2학기 두 과목을 수강하는 것이 가능하여 학생의 진로에 맞는 다양한 교육과정 선택이 가능한 학점제 본래 취지에 맞는 이상적인 편성으로 보인다. 과학 과목은 일반선택 과목 수가 적기 때문에 1, 2학기 동일 편성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사회 탐구 과목은 수강 신청 인원도 적지만, 과목 수는 많아 교육과정을 편성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1, 2학기를 서로 다른 과목으로 편성하여 2학년 1학기에 특정 과목을 수강하지 못하면 더 이산 선택 기회가 없다.

사회와 과학 탐구 영역을 ② 1학기와 2학기 똑같은 교육과정으로 운영하는 학교가 있다. 해당 학교 학생은 진로와 교과목 변경이 쉬워 언론에서 보도하고 있는 조기 진로 선택에 따른 부담과 부작용을 완화할 수 있어 안정적인 학습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 교육청의 강사 수급 등 현안에 대한 지원이 더해진다면 이러한 교육과정의 편성과 운영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

③ 이공계열에서 2학년 1, 2학기 각각 두 과목을 편성하는 경우가 있다. 학교에서는 이공계열을 진학하려면 과학 4과목을 모두 이수하기 때문에 교과 내신과 수강 신청에 따른 혼란 없는 교육과정 운영을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임을 강조하는 듯하다. 그러나, 학생은 2학년 1학기 과목 선택권이 없어 2학년 2학기나 3학년 1학기의 진로 연계 학습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게다가 3학년 1학기에 공통과학과 공통사회 중심의 수능 과목을 학습할 수도 있어 ‘선택’이 아닌 ‘지정’에 가까운 과학 탐구 과목 운영은 진로 적합형 학습 설계에 불리할 수 있다.

간략하게 전주 지역의 교육과정을 MBC PD 수첩에서 주로 방영한 책임 교육과 학생 진로 선택 교육과정의 편성과 운영 관점에서 분석해 보았다. 같은 지역의 일반고등학교이지만 학교의 철학과 구성원의 요구에 따라 정말 다양한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하고 있다. 교육과정 편성과 운영은 학교 자율적인 영역이다. 따라서 강제할 수는 없다. 다만, 중학교 학생과 학부모는 주변 지역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편성 실태와 특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중학교에서의 체계적인 진로 설계 지도도 중요하지만, 학점제의 핵심 요소인 지역 고등학교의 교육과정 운영 현실을 잘 모르고 진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역 일반고의 교육과정 편성·운영 실태에 대한 종합적인 설명을 통해 중3 학생과 학부모의 합리적인 학교 선택의 길을 제공해야 한다. 학교 교육과정 편성과 운영은 단순하게 학교와 교직원만의 독점적인 전유물이 아니다. 더 큰 구성원인 학생과 학부모와 더불어 고민하여 운영해야 한다. 그런데 미래 고등학교 교육의 주인공인 현재 중3 학생은 지역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특성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 지역 고등학교의 교육과정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설명이 필요한 이유이다. 전북 교육 혁신을 위해 가장 필요한 선결 현안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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