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교육청 노후 컴퓨터 교체사업 논란, 지역업체 우선구매 정책 취지에 집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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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교육신문】전북교육청의 노후 컴퓨터 교체사업을 둘러싼 논란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전국공무원노조 전북교육청지부는 사업 쪼개기와 특정업체 유착 의혹을 제기하며 공세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교육청은 사실과 다르다며 반박에 나섰다. 그러나 이번 사안의 본질은 행정 절차 과정의 기술적 문제보다도, 지역업체 보호와 대규모 외부업체 독식 구조 중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에 있다.

교육청이 시군 교육지원청별 분산 발주 방식을 택한 배경은 분명하다. 기존 도교육청 일괄 구매는 대규모 외부 업체가 전체 물량을 독식하는 구조를 반복했고, 그 과정에서 도내 영세 업체들은 시장에서 배제됐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마련된 것이 ‘지역업체 우선구매’와 ‘가산점 제도’다.

실제 전북교육청은 과거에도 같은 시행착오를 경험한 바 있다. 2018년 김승환 교육감 시절, 악기 대량 구매 사업 당시, 교육청이 특정 건설사에 사업을 맡기면서 서울의 악기점 납품으로 이어졌고, AS와 품질 논란이 불거졌다. 이 문제는 본지 <전북교육신문>이 집중 보도한 사안으로, 당시 지역 악기점과 업체들은 철저히 배제됐다. 이후 교육청은 대규모 사업의 경우 지역업체와 협력 또는 콘소시엄을 구성할 경우 가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개선했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교육재정 역외 유출 방지를 정책 목표로 삼아왔다.

그러나 서거석 교육감 시절 도입된 스마트기기 공급사업은 다시 한 차례 논란을 불러왔다. 특정 기종을 정해 물품선정위원회를 운영하면서 2년간 총 2000억 원 규모로 사업을 추진했으나, 그 과정에서 다수의 지역 업체들은 납품 기회에서 배제되고 유지보수 책임만 떠안으면서 생존권이 위협받는 상황이 빚어진 것이다. 이 같은 문제가 제기된 이후, 컴퓨터 교체사업에는 분산 발주 방식을 도입하고 「지역생산품 우선구매 촉진 조례」에 따라 지역 가산점을 부여하는 제도가 본격 운영되었다.

게다가 사업 추진 전에 조달청 유권 해석을 거쳐 법적 문제가 없음을 확인한 상황에서 이를 단순히 ‘몰아주기’라고 단정짓기는 어렵다. 대규모 사업에서 지역가점 및 지역컨소시엄 가점 등의 기회가 확대되는 정책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러한 기회가 더 주어질수록 도내 다수의 업체가 경쟁력을 쌓고, 전국 시장으로까지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

지금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의혹이라는 프레임이 아니다. 제도를 어떻게 더욱 정교하게 운영할 것인가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지역 가산점 제도는 단순히 ‘지역업체 보호’라는 명분에만 기대어서는 유지되기 어렵다. 보다 투명한 선정 과정과 도내 업체 저변 확대를 위한 실질적 지원책이 병행될 때 제도의 정당성과 효과는 더욱 강화될 것이다.

전북은 수도권 대기업들의 교육 기자재 시장 잠식을 오랫동안 경험해왔다. 결국 학생들이 사용하는 컴퓨터 한 대가 전북 업체의 매출이 될 수도 있고, 서울 대기업의 이익이 될 수도 있다. 지역성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이번 논란은 오히려 지역경제를 지키기 위한 제도의 가치와 필요성을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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