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북교육, 불신의 늪에서 벗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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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교육신문】김승환, 서거석 싹 지워야 전북교육 살아난다

전북교육은 오래된 불신의 늪에 빠져 있다. 지난 15년 동안 전북교육은 법을 가르치던 이들이 법의 경계를 가볍게 넘나들고, 교직사회 내부의 힘겨루기가 학생과 학부모를 ‘상대편’으로 세우는 장면을 반복해 왔다. 이 지점에서 교육행정은 더 이상 교육을 말하기 어려워진다. 2026년 6월 3일 치러질 전북교육감 선거는 이 악순환을 끊는 분기점이 되어야 한다.

법을 가르치던 이들의 위법, 남은 것은 냉소

김승환 전 교육감은 공무원 승진 인사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직권남용·지방공무원법 위반이 인정돼 벌금 1천만원을 확정받았다. 선출직 교육감이 인사권을 ‘공정한 절차’가 아니라 ‘사적 의중’의 도구로 오염시켰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컸다. 벌금형이라 직은 유지됐지만, 전북교육에 남긴 것은 “결국 권력은 견제받지 않는다”는 냉소였다.

서거석 전 교육감 역시 2022년 교육감 선거 과정에서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항소심에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고, 대법원에서 당선무효형이 확정되며 교육감직을 상실했다. 교육감 선거에서 벌금 100만원 이상이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가 된다. 이로 인해 전북교육청은 현재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법학자 출신이든 아니든, ‘법을 아는 사람’이 오히려 법의 취지와 정신을 무너뜨리는 장면이 반복될 때 교육행정에 대한 신뢰는 급속히 붕괴된다.

교원단체 경쟁, ‘교육공동체’ 아닌 ‘지분’으로 보일 때

전교조·교총·교사노조 등 교원단체의 존재 자체는 교원의 권익과 교육정책 논의를 위해 필요하다. 문제는 경쟁의 언어가 ‘학생’과 ‘교육의 질’이 아니라 ‘우리 몫’으로 기울 때다. 특정 학교급·직급의 불균형을 바로잡자는 문제 제기가 곧장 “우리 사람 더 달라”는 요구로만 읽히는 순간, 교육청의 인사와 정책은 ‘공공성’이 아니라 ‘조합 간 전선’으로 인식된다.

더 심각한 대목은 일부 교원단체나 일부 교사 집단에서 나타나는 퇴행적 동원 방식이다. 학부모를 ‘악성 민원’으로 단순 낙인찍고, 폐쇄적 공간에서 혐오·조롱을 유통하며 내부 결속을 다지는 방식이 반복되면, 교권은 강화되는 것이 아니라 교사 전체의 공적 신뢰가 무너진다. 교권과 학생인권, 학부모 권리를 제로섬 게임으로 몰아가는 프레임은 결국 학교를 전쟁터로 만든다.

사법 리스크가 일상이 되면, 교육은 ‘방어 행정’으로 전락한다

한 축에서는 교육감이 선거·인사 문제로 법정에 서고, 다른 축에서는 주변 인사 논란이 연쇄적으로 불거진다. 그 결과 교육청은 정책 역량을 ‘학생 지원’이 아니라 ‘방어·홍보·캠프 관리’에 소모하는 구조를 고착시켰다. 선출된 수장이 퇴장한 뒤에도, 과거 캠프의 관성처럼 남은 인사 네트워크가 행정조직을 통해 영향력을 이어간다는 의심이 커질수록 불신은 더 깊어진다.

권한대행 체제는 단지 “무사히 넘기기”에 머물러선 안 된다. 갈등을 정리하고 신뢰를 회복하는 ‘과도기 행정’의 책임을 져야 한다. 행정은 법과 절차의 중립을 지키되, 그 이름으로 책임 회피와 현상 유지만 반복해서는 안 된다. 불신을 직시하고,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일이 권한대행 체제의 최소한의 책무다.

새로운 교육감이 넘어야 할 선거 구태

법 위반과 도덕성 논란, 집단이기주의, 사법 리스크가 남긴 유산을 비판하면서도 정작 그 힘에 기대 당선을 노리는 사람이 교육감을 꿈꾸게 해서는 안 된다. 교육감은 특정 노조·정파·캠프의 후원자가 아니라, 학생·학부모·교직원이 함께 신뢰할 수 있는 ‘공적 대표’여야 한다.

새 교육감이 반드시 세워야 할 원칙은 분명하다.

첫째, 선출 기준은 ‘법 준수·도덕성·갈등 조정 능력’을 갖춘 사람이어야 한다. 인사·선거에서 법을 가볍게 여긴 전력, 혹은 사법 리스크 앞에서 성찰과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는 후보 자격을 스스로 훼손한다.

둘째, 교원단체는 ‘교사 중심’이 아니라 ‘교육공동체 중심’으로 사고를 전환해야 한다. 학생과 학부모를 적으로 만드는 프레임, 혐오와 조롱으로 내부를 결속하는 방식은 교권을 지키는 길이 아니다. 교권은 학생의 배움과 성장, 학부모와 지역사회의 신뢰 위에서만 지속될 수 있다.

셋째, 교육청은 갈등을 ‘민원 vs 교권’의 단순 구도로 재단하지 말고, 학생의 안전과 학습권을 최우선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 그 위에서 상호 존중과 책임을 원칙으로 하는 학교민주주의 모델을 다시 세워야 한다. 갈등 조정 시스템, 학부모·학생 참여 구조, 교사 지원 체계를 정교하게 설계하는 것이 교육청의 역할이다.

집단이기주의와 법 위반, 사법 리스크의 그늘을 지우지 못하면 전북교육은 앞으로도 “누가 더 나은 교육자냐”가 아니라 “누가 덜 문제냐”를 고르는 선거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 이는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 모두에게 불행한 선택이다.

2026년 전북교육감 선거는 그 악순환을 끊는 첫 장면이어야 한다. 도민은 용기와 분별을 가지고 후보를 검증해야 하고, 후보는 그 기대를 말이 아니라 구체적 이력과 책임 있는 행동으로 증명해야 한다. 교육은 정치와 진영의 전리품이 아니라, 다음 세대의 삶을 좌우하는 공공재라는 상식을 이번 선거에서만큼은 분명히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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