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 출마 모든 교육감 선거에서 3위 후보까지 15% 이상 득표하게되는 이유는?

교호순번제 시대 교육감 3파전 전수 분석… 12곳 모두 3위 후보 선거비용 보전선 넘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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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교육신문】2014년부터 교육감 선거 투표용지에서 후보 기호가 사라졌다. 고정된 번호가 유권자의 판단을 왜곡한다는 비판이 이어진 끝에 ‘교호순번제’가 도입됐다. 이 제도는 선거구마다 후보 이름의 배열 순서를 바꿔가며, 특정 후보가 앞자리를 독식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분명 제도는 이전보다 더 공정해졌다. 하지만 동시에 또 다른 질문이 남는다. 기호가 없는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과연 무엇을 기준으로 교육감을 선택하는 걸까? 그리고 최근 세 번의 지방선거 데이터를 살펴보면 한 가지 뚜렷한 경향이 보인다. 교호순번제가 도입된 이후 3명이 출마한 교육감 선거에서는 3위 후보가 단 한 번도 득표율 15%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다는 점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역대 교육감 선거 개표 결과를 살펴보면, 교호순번제가 적용된 2014년 제6회 지방선거부터 2022년 제8회까지, 3명만 출마한 교육감 선거는 총 12건이었다. 이 중 3위 후보의 득표율이 15%를 밑돈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모든 지역에서 3위 후보가 선거비용 전액 보전 기준인 15%를 넘겼다는 이야기다.

2018년 제7회 지방선거에서는 서울, 인천, 광주, 대구, 충남, 전남, 세종 등 7개 시도에서 3파전이 펼쳐졌다. 서울에서는 조희연이 46.59%, 박선영이 36.15%, 조영달이 17.26%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인천에서는 도성훈 43.77%, 고승의 29.79%, 최순자 26.43%였다. 광주는 장휘국 37.97%, 이정선 35.80%, 최영태 26.23% 순이었고, 대구에서는 강은희 40.73%, 김사열 38.09%, 홍덕률 21.16%였다. 충남은 김지철 44.07%, 명노희 29.76%, 조삼래 26.15%, 전남은 장석웅 38.36%, 고석규 34.22%, 오인성 27.41%였다. 세종은 최교진 50.07%, 최태호 31.65%, 송명석 18.26%로 집계됐다.

2022년 제8회 지방선거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이어졌다. 전북에서는 서거석이 43.52%, 천호성이 40.08%, 김윤태가 16.38%를 얻었다. 전남은 김대중 45.08%, 장석웅 37.05%, 김동환 17.86%였고, 인천에서는 도성훈 41.46%, 최계운 39.49%, 서정호 19.03%였다. 경북에서는 임종식이 49.77%, 마숙자 27.73%, 임준희가 22.49%, 충남은 김지철 33.79%, 이병학 27.29%, 조영종 22.48%였다.

결국 교호순번제 시행 이후 3명이 경쟁한 교육감 선거에서 3위 후보 모두 득표율 15%를 넘겼다. 한두 번의 예외가 아닌, 꾸준히 반복되는 선거 구조라 볼 수 있다.

왜 이런 결과가 나타날까.

첫째, 표가 물리적으로 분산되는 구조 때문이다. 선택지가 딱 세 명뿐인 선거에서는 표가 나뉠 여지 자체가 작다. 네다섯 명이 출마하는 구도와는 달리, 표가 여러 갈래로 퍼지지 않으니 상대적으로 약한 후보라도 일정한 득표 기반을 잡기 쉽다.

둘째, 기호가 사라진 이후 오히려 진영 대리투표 성격이 더욱 또렷해졌기 때문이다. 교육감 선거는 겉으로는 정당을 드러내지 못하게 돼 있지만, 실제로는 늘 진보와 보수, 그리고 현행 교육 행정에 대한 찬반 대결이 작동해 왔다. 기호라는 단서가 사라진 자리, 유권자들은 더 자연스럽게 이름, 경력, 그리고 자신이 읽어내는 진영 신호를 따라 표를 행사하게 된다. 이런 3파전에서는 각 진영이 어느 정도 자기 표를 단단히 확보하게 돼 3위 득표율이 쉽게 망가지지 않는다.

셋째, 교육감 선거 특유의 ‘소신투표’ 분위기도 한몫한다. 국회의원이나 광역단체장 선거에 비해, 교육감 선거에서는 정책이나 교육 철학, 경력, 상징성을 보고 표를 던지는 유권자가 의외로 많다. 특정 후보가 혁신교육이나 기초학력, 특수교육, 학생인권, 교권 회복 같은 키워드를 뚜렷하게 대표하고 있다면, 당선 가능성과는 별개로 흔들리지 않는 지지층을 갖게 마련이다.

넷째, 교호순번제 도입으로 3위 후보가 받는 구조적 불이익도 덜어졌다. 이전엔 고정된 기호가 앞번호 후보에게 지나친 주목을 쏠리게 하고, 뒤쪽 후보는 늘 불리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하지만 교호순번제 이후로는 투표용지 앞, 중간, 뒤에 후보들이 고루 배치된다. 순서에 따른 ‘번호 효과’가 줄면서, 3위 후보도 이전보다 안정적으로 득표 기반을 지킬 수 있게 된 셈이다.

실제 수치도 이런 흐름을 뒷받침한다. 12개 사례의 3위 득표율 평균은 약 21.6%, 중앙값은 약 21.8%다. 최저치는 2022년 전북에서 김윤태 후보가 기록한 16.38%였고, 최고치는 2018년 전남 오인성 후보의 27.41%였다.

그렇지만, 똑같이 3파전이어도 구도에 따라 결과는 조금 달랐다. 같은 진영 성향의 후보들이 겹쳐 나온 경우에는 3위 득표율이 전반적으로 낮았다. 2022년 전북, 전남, 경북처럼 후보 간 지지층이 겹칠 때는 3위 평균이 약 18.9%까지 내려갔다. 반면, 서로 색깔이 뚜렷한 진영끼리 맞붙었을 때는 3위 평균이 약 23.2%로 올라갔다. 결국 3위 득표율의 하한선을 결정하는 가장 핵심 변수는 후보 수 자체보다는, 진영 구도가 얼마나 중첩되는지였다.

이 지점에서 2026년 전북교육감 선거가 다시 눈에 들어온다.

만약 이번 선거가 끝까지 3파전 구도를 유지한다면, 역대 데이터만 놓고 볼 때 3위 후보가 15%를 넘길 가능성이 꽤 높다. 적어도 교호순번제가 도입된 이후의 사례들이 그렇게 말해준다. 선거비용 전액 보전선은 단순한 기대치가 아니라, 실제 데이터가 반복적으로 찍어낸 경계선이라는 사실도 확인된다.

그러나 전북은 동시에 가장 주의 깊게 봐야 할 지역이기도 하다. 교호순번제 이래 3파전 전국 최저 3위 득표율이 바로 2022년 전북에서 기록된 16.38%였기 때문이다. 흐름상 15% 돌파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만약 다시 같은 진영 분열이 벌어진다면 3위 후보 득표율이 그 경계선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는 점을 전북 사례가 보여준다.

기호는 사라졌지만, 표심의 구조는 자취를 남겼다. 유권자들은 기호 없이도 자신이 믿는 진영, 인물, 교육 의제를 기준으로 선택을 나눴고, 그래서 3파전 구도에서는 3위 후보 역시 일정한 몫을 항상 가져갔다. 교호순번제가 번호 효과를 지웠을지언정, 3자 구도가 만들어내는 득표의 지형까지는 바꾸지 못했다.

2026년 전북교육감 선거가 3파전으로 완주된다면, 질문은 하나다.

3위가 15%를 넘기는지가 아니라, 전북이 다시 한 번 전국 최저 득표에 가까운 살얼음판 3위를 기록할지, 아니면 다른 지역 평균 수준의 안정된 3위를 만들어낼지, 바로 그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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