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거석의 그림자, 이남호에게 득일까 독일까

조직 결집엔 자산, 외연 확장엔 부담… 단일화 이후 더 짙어진 '서거석 어게인' 프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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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교육신문】2026 전북교육감 선거가 단일화를 계기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남호·황호진 예비후보는 4월 14일 이남호 후보로의 단일화를 선언하며, 분산돼 있던 보수·중도 성향의 표를 하나로 모으는 구도를 만들었다. 선거공학적으로만 보면 분명 호재다. 그러나 이 단일화가 이남호 후보에게 일방적인 상승 동력이 될 것이라는 분석은 지나치게 단순하다. 오히려 단일화 이후 더 선명해진 것은 따로 있다. 이남호 후보가 과연 새로운 선택지인가, 아니면 '서거석 어게인'의 다른 이름인가 하는 의문이다.

이번 선거의 본질
이 선거는 처음부터 단순한 후임자 선출이 아니다. 서거석 전 교육감이 교육자치법 위반으로 당선 무효형을 받아 중도 낙마한 이후, 전북교육을 어디로 끌고 갈 것인가를 묻는 선거다. 유권자들이 보는 핵심은 후보 개인의 경력이나 조직 규모만이 아니다. 누가 과거와 단절할 수 있는가, 누가 '서거석 이후'의 전북교육을 이끌 새로운 인물인가. 이것이 판단의 본질적 기준이다. 이런 구도에서 서거석 전 교육감의 존재감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판세를 직접 흔드는 변수다.

단일화의 이면
황호진 후보와의 결합은 외형상 이남호 후보의 몸집을 키운 것은 맞다. 그러나 정치적 효과와는 별개로, 이번 단일화는 적지 않은 반발을 불렀다. 천호성·유성동 후보는 이번 결합이 교육 철학과 정책 경쟁의 결과가 아니라 선거 승리를 위한 계산된 결합이라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실제로 황호진 후보는 기존에 이남호 후보를 공개적으로 비판해온 인물이었다는 점에서, 충분한 공론화 없이 이루어진 단일화에 진정성 의문이 제기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교육 비전보다 선거 셈법이 앞섰다는 의심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더 주목해야 할 것은 단일화 과정에서 서거석 전 교육감의 역할이다. 처음에는 황호진 후보를 지원하다가 이후 이남호 후보 지지로 무게를 옮기며 사실상 가교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지역 교육계 안팎에서 나온다. 나아가 서 전 교육감이 직접 지인들에게 연락해 이남호 후보 지지와 선거 조직 참여를 요청했다는 증언도 잇따르고 있다. 이 정도면 사적 친분의 차원을 넘어선다. 전직 교육감이 자신의 인맥과 영향력을 동원해 특정 후보를 지원한다는 인식이 굳어질수록, 선거의 성격은 '미래 경쟁'이 아니라 '과거 체제의 귀환 논란'으로 변질될 수밖에 없다.

조직 자산이냐, 확장의 걸림돌이냐
서거석 전 교육감의 지원이 이남호 후보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다. 교육감 선거는 정당 공천이 없고 유권자 관심도 상대적으로 낮아, 조직력·인맥·현장 동원력이 실제 득표로 직결되는 비중이 크다. 서 전 교육감이 재임 중 쌓아온 인적 네트워크가 살아 있다면, 이는 핵심 지지층 결집과 선거 동력 확보에 분명 일정한 힘이 된다.

문제는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된다. 내부 결집의 자산이 외부 확장의 장애물이 되는 역설이다. 서 전 교육감의 지원이 조직적으로 작동할수록, 이남호 후보는 독자적 대안이 아니라 '서거석의 후계자' 혹은 '서거석 체제의 연장선'으로 읽힌다. 실제로 이남호 후보의 주요 공약들이 서거석 전 교육감의 예비후보 시절 정책과 상당 부분 겹친다는 지적도 이미 제기됐다. 이것이 지금 이남호 후보가 안고 있는 가장 치명적인 딜레마다.

지지율 답보의 진짜 원인
이남호 후보의 지지율이 기대만큼 오르지 못한 것을 단순히 황호진 후보와의 표 분산 탓으로만 보기 어렵다. 교육의 보수 표가 분산돼 있었다는 설명은 내부 논리에 불과하다. 더 본질적인 제약은 따로 있었다. 이남호 후보에 대한 지지가 결국 '서거석 어게인'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유권자들의 선제적 의심이었다. 이번 단일화와 서 전 교육감의 개입 정황은 그 의심을 훨씬 더 선명하게 만들었다. 유권자들의 우려가 더 이상 막연한 인상이 아니라 실제 행동 근거로 작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중도층이 결정한다
핵심 지지층은 조직으로 어느 정도 묶을 수 있다. 그러나 선거를 최종적으로 가르는 것은 아직 마음을 정하지 않은 중도층과 부동층이다. 이들은 조직 논리나 진영 계산보다 후보의 독자성, 도덕성, 안정감, 그리고 변화 가능성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서거석 전 교육감의 그림자가 짙어질수록, 이남호 후보는 내부적으로는 더 단단해질 수 있을지 몰라도 외부적으로는 더 좁아진다. 선거는 결집만으로 이기지 못한다. 확장하지 못하면 결국 한계에 부딪힌다.

이는 이미 조용한 신호로 나타나고 있다. 이남호 후보에게 우호적이었던 세력 안에서도 서거석 전 교육감과의 연대 움직임이 가시화된 이후 거리를 두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는 점은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겉으로는 조직이 커진 것처럼 보여도, 속으로는 확장 가능성을 갉아먹는 균열이 시작될 수 있다. 선거에서 이런 조용한 이반은 공개 지지 선언보다 더 무섭게 작용할 때가 많다.

이남호에게 남은 과제
결국 서거석 전 교육감은 이남호 후보에게 양날의 검이다. 가까이 둘수록 내부는 결속될 수 있지만, 유권자들은 더 선명하게 묻는다. 이남호는 새로운 전북교육의 책임자인가, 아니면 과거 체제의 우회적 복귀인가. 이남호 후보가 단일화 성과를 부각하는 데 집중하는 것은 지금 당장의 전술일 수 있다. 그러나 전략적으로 더 절박한 과제는 자신이 서거석 전 교육감과 정치적·정책적으로 어떻게 구별되는지 설득력 있게 입증하는 일이다. 단순히 "계승하되 보완하겠다"는 수준의 답변으로는 부족하다.

그 설명에 실패한다면, 이번 단일화는 이남호 후보에게 호재가 아니라 족쇄가 된다. 황호진 후보와의 결합으로 외형은 커졌을지 몰라도, 배후에 서거석 전 교육감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지는 순간 확장성은 오히려 더 좁아진다. 서거석의 지원이 이남호에게 득이 될지 독이 될지는 그 지원의 강도가 아니라, 유권자들이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달려 있다. 지금 흐름만 놓고 보면, 서거석의 그림자는 결집의 자산인 동시에 확장의 부담이다. 그리고 그 부담은 시간이 갈수록 더 무거워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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