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공동] 성취평가제, 이제는 학교가 바꿔야 한다

2025년 전주 일반고 공통수학 비교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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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교육신문】2025학년도부터 고등학교 1학년에 성취평가제가 본격 도입됐지만, 전주 지역 일반고의 실제 평가 결과를 들여다보면 제도의 취지와 학교 현장의 운영 사이에 뚜렷한 간극이 드러난다. 성취평가제는 학생을 서로 줄 세우기보다 교육과정의 성취기준에 얼마나 도달했는지를 살피고, 부족한 학생에게 보충 지도를 제공하는 데 목적이 있다. 그러나 전주 지역 일부 일반고의 결과는 여전히 상대평가식 변별력 확보에 무게가 실려 있음을 보여주며, 같은 지역 안에서도 학교에 따라 학생들의 성취도 분포가 크게 달라지고 있다.

이번 분석은 전주 일반고 전체를 한 덩어리로 단정하기보다, 성취평가제를 비교적 취지에 맞게 운영하는 학교와 그렇지 않은 학교의 차이가 어떻게 나타나는지에 주목한다. 특히 공통수학 1·2 과목에서 평균이 가장 높은 학교와 가장 낮은 학교를 비교하고, 여기에 P지역 평균을 함께 놓고 살펴보면 전주 지역 평가 운영의 핵심 문제가 한층 선명하게 드러난다.

왜 이 문제가 중요한가 - 대입까지 이어지는 불이익
성취평가제의 왜곡은 단지 학교 시험 결과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그 여파는 고스란히 학생들의 대학 입시로 이어진다. 최근 대학 입시 전형은 기존의 상대평가 석차등급에서 벗어나 성취평가 결과를 직접 반영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전북대학교는 2028학년도 대입부터 교과 성적 산출 시 석차등급 80%와 성취도 20%를 병행 반영할 예정이며, 경희대·성균관대 등 수도권 주요 대학들은 수시와 정시 모두에서 상대평가 등급과 성취도 등급 중 학생에게 유리한 성적을 선택 반영하는 방식을 도입할 계획이다.

문제는 이 변화가 성취평가제를 제대로 운영하지 않는 학교에 다니는 학생에게는 사실상 기회가 아닌 불이익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예컨대 평균이 가장 낮은 학교 처럼 여전히 상대평가 중심의 어려운 시험을 출제하고, 학생의 실제 성취 수준과 무관하게 고정분할점수를 적용하는 학교에서는 A등급 비율이 1.2%에 불과하다. 같은 수준의 공부를 해도 어느 학교에 다니느냐에 따라 성취도 등급이 완전히 달라지는 셈이다. 상대평가 등급은 학교 간 차이가 없지만, 성취도 결과는 학교의 평가 운영 방식에 직접적으로 좌우된다. 결국 변화에 대응하지 않는 학교의 학생들은 학생부 종합전형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객관적이라 여겨져 온 교과 전형에서조차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된다.

이는 학생 개인의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 수업 내용의 90% 이상을 이해했더라도, 학교가 시험을 매우 어렵게 내고 성취기준을 탄력적으로 조정하지 않는다면 그 노력은 성취도 A로 기록되지 못한다. 입시 제도가 절대평가 성취도를 반영하기 시작한 이상, 학교가 평가 방식을 바꾸지 않는 것은 교육적 문제를 넘어 학생의 진학 기회를 실질적으로 박탈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지금 당장 변화하지 않는 학교는, 그 피해를 고스란히 재학생에게 떠넘기는 것과 다름없다.

P지역과 비교하면 더 선명해지는 문제
전주 지역의 문제는 다른 지역과 비교할 때 더욱 분명해진다. 1학기 공통수학1에서 전주 평균은 68.0점, P지역 평균은 67.9점으로 거의 비슷했지만, A등급 비율은 전주 17.1%, P지역 25.09%로 전주가 크게 낮았고, E등급 비율은 전주 17.0%, P지역 6.2%로 전주가 훨씬 높았다. 2학기 공통수학2에서도 평균은 전주 66.6점, P지역 66.48점으로 비슷했지만, A등급 비율은 전주 16.5%, P지역 23.77%, E등급 비율은 전주 22.0%, P지역 8.08%로 격차가 이어졌다.

이 수치는 단순히 “전주 학생들이 P지역 학생들보다 공부를 못한다”는 식으로 해석할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평균 점수가 비슷한데도 상위 성취 학생은 적고 최하위 성취 학생은 많은 구조가 반복된다는 점에서, 평가 기준의 설정과 시험 난이도, 성취기준 재구성, 보충지도 체계가 학교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되묻게 한다.

성취평가제, 이제는 학교가 바꿔야 한다
자료가 제시하는 해법은 분명하다. 학생의 실제 성취 수준에 맞게 성취기준과 평가를 재구성하고, 필요할 경우 추정분할점수를 도입해 왜곡된 성취도 분포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E등급 학생을 줄이기 위한 보충지도와 미도달 예방 지도를 강화하고, 정기시험 결과에 대한 문항 분석과 성취도 분석을 체계화해 평가의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

결국 성취평가제의 성패는 제도 이름에 있지 않다. 같은 전주 지역 안에서도 어떤 학교는 제도의 취지를 살리려 하고, 어떤 학교는 여전히 상대평가의 관성에 머무는 모습이 데이터에서 드러난다. 이제 필요한 것은 “전주 일반고 전체의 문제”라는 뭉뚱그린 진단이 아니라, 제대로 시행하는 학교와 그렇지 않은 학교를 구분해 그 차이를 공개적으로 점검하고 학교 현장이 실제로 변하도록 만드는 일이다.


본 기사는 전국중등수석교사회 권혁선 회장이 직접 수집·분석한 성취평가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데이터 공개를 통해 전주 지역 교육 현장의 공론화에 기여한 권 회장의 노고에 감사를 표한다.


▶ 공통수학1 (2025학년도 1학기) 성취도 분포
구분평균점수A등급(90%이상)B등급(80%이상)C등급(70%이상)D등급(60%이상)E등급(60%미만)
최우수74.1점8.7%32.5%25.7%15.0%18.0%
최하위57.2점3.5%13.2%32.7%30.4%20.2%
전주 지역 평균68.0점17.1%21.7%23.3%20.8%17.0%
P지역 평균67.9점25.09%27.45%26.28%14.98%6.2%

※ 전주와 P지역의 평균 점수는 0.1점 차이로 거의 동일하나, A등급 비율은 7.99%p, E등급 비율은 10.8%p 차이 발생

▶ 공통수학2 (2025학년도 2학기) 성취도 분포
구분평균점수A등급(90%이상)B등급(80%이상)C등급(70%이상)D등급(60%이상)E등급(60%미만)
최우수77.5점29.4%27.8%10.3%12.9%19.6%
최하위54.2점1.2%12.4%28.4%36.8%21.2%
전주 지역 평균66.6점16.5%21.0%20.3%20.3%22.0%
P지역 평균66.48점23.77%25.72%25.01%17.42%8.08%

※ 최우수 vs 최하위 평균 격차 23.3점, A등급 비율 격차 28.2%p — 1학기보다 오히려 심화

▶ 핵심 지표 3자 비교 (공통수학1 기준)
항목최우수 (전주)최하위 (전주)P지역 평균
평균 점수74.1점57.2점67.9점
A등급 비율8.7%3.5%25.09%
E등급 비율18.0%20.2%6.2%
D+E등급 합산33.0%50.6%21.18%
평가 방식 추정성취평가 일부 반영상대평가 중심성취평가 적극 반영

※ 전주 최우수도 P지역 평균 대비 A등급이 16.39%p 낮음 — 전주 지역 전반의 구조적 과제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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