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한 고교서 장애학생 성폭력 사건 논란…시민단체 “전면 재조사·학폭위 연기 촉구

"CCTV 정황없다" 성폭행이 CCTV 앞에서 자행되어야 증거가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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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교육신문】전북 전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장애학생을 대상으로 한 학교폭력·성폭력 사건이 발생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시민단체와 피해 학생 가족이 전면 재조사와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연기를 촉구하고 나섰다.

장애인인권연대는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11월 전주시 소재 고등학교에서 장애학생이 동급생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했으며, 그 이전부터 지속적인 괴롭힘이 있었다”고 밝혔다. 피해 학생은 지난해 12월 15일 학교에 피해 사실을 신고했으나, 상대 학생 측은 불과 9일 뒤인 12월 24일 피해 학생을 무고로 역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단체는 학교의 대응 과정에서 부실 조사와 사건 축소·은폐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학기 초부터 괴롭힘 정황이 이어졌음에도 별도의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고, 성폭력 사건 이후 피해 학생을 조롱한 2차 가해 행위 역시 조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상대 측의 역신고 사실이 약 40일이 지난 뒤에야 피해 학생 보호자에게 통보된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들은 “장애학생이 의사 표현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역신고는 사실상 방어권을 심각하게 제한할 수 있다”며 “보복성 신고 가능성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관할 교육청은 충분한 진상 규명 없이 7월 15일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개최를 예정하고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단체는 “기계적 중립을 앞세운 학교의 소극적 대응이 오히려 장애학생을 교육 현장에서 배제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피해 학생 어머니의 호소문도 공개됐다. 어머니는 “아이를 ‘함께 키우는 아이’라고 믿으며 통합교육을 이어왔지만, 고등학교 진학 후 1년 만에 모든 것이 무너졌다”며 “성폭력과 집단 조롱 속에서 아이는 극심한 트라우마와 일상 기능의 퇴행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학교는 가장 약한 아이를 보호하지 못했고, 아이는 결국 교실조차 나가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며 “현재는 정신과 치료에 의존해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고 토로했다.

장애인인권연대와 피해자 측은 ▲성폭력 사건 전면 재조사 ▲학기 초부터 이어진 괴롭힘 사건 조사 ▲역신고의 보복성 여부 규명 ▲학교의 부실 대응 및 은폐 의혹 조사 ▲학폭위 연기 ▲피해 학생 보호 및 2차 가해 방지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아울러 ▲장애학생 긴급 보호를 위한 학교 내 안전공간 및 전담 인력 구축 ▲장애 특성을 반영한 학교폭력 처리 매뉴얼과 진술 조력 제도 도입 ▲실질적 장애이해교육 강화 등도 제도 개선 과제로 제시했다.

이번 사건은 장애학생이 피해자인 학교폭력 사안에서 증거 판단과 사실 확인이 얼마나 섬세하게 이뤄져야 하는지를 다시 보여준다. 발달장애 학생은 의사표현 방식이 다를 수 있고, 상담사나 보호자에게 먼저 진술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상담 기록, 보호자 진술, 행동 변화, 동급생·교직원 진술 등을 종합해 인내심 있게 조사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교육당국이 CCTV에서 직접적인 정황이 보이지 않았다(사건장소는 화장실)는 이유로 신속히 심의를 진행할 경우, 장애 특성을 고려한 조사와 보호 절차가 제대로 작동했는지에 대한 의문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피해자와 단체는 2차 가해 정황, 학기 초부터 이어진 괴롭힘 내역, 학교의 초기 대응 과정에서의 누락 여부를 독립적으로 규명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단체는 “이번 사건이 축소되거나 은폐되지 않도록 끝까지 대응할 것”이라며 교육청의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했다.

[전북지역공동 전북레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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