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청명, 하늘이 다시 맑아진 날 – 윤석열 파면과 시대적 전환의 상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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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교육신문】며칠 전 구글 캘린더를 확인하다가 4월 4일 일정에 적힌 '청명'이라는 단어를 보고 잠시 착각했다. 고향 친구들과의 모임 날짜인가 싶었다. 나는 전북 완주군 구이면 청명마을 태생이다. 지금도 부모님이 그곳에 살고 계시며, 나 또한 잠시 청명초등학교에서 1학년을 다녔다. 내게 ‘청명’은 단지 절기가 아닌, 유년기의 기억이 담긴 이름이다.

마침 그날,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가 4월 4일로 예정됐다는 뉴스를 접했다. 절기 청명(淸明)과 대통령직 상실이라는 정치적 사건이 한날에 겹쳤다는 사실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다. 그래서 청명이 어떤 날인지 다시 들여다보게 되었다.

청명은 24절기 중 하나로, 봄기운이 무르익고 하늘이 맑아진다는 뜻을 지닌다. 농경사회에서 청명은 본격적인 농사의 시작을 알리는 시기였다. 밭을 갈고 씨앗을 뿌리며, 사람들은 조상의 묘를 찾아 과거를 되새기고 미래를 준비했다. 자연과 인간 모두에게 ‘새 출발’을 의미하는 시기다.

그런 청명의 날,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전환점을 맞았다. 윤석열이 대통령직을 상실한 것이다. 단순한 권력자의 퇴진이 아니라, 오만과 불통에 대한 시민의 심판이자, 제도가 작동했음을 보여준 사건이었다. 하늘이 다시 맑아진다는 청명의 뜻과 이 사건이 겹치는 것은 단순한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

청명은 중국에서도 조상의 무덤을 돌보는 ‘청명절’로 이어진다. 충신 개자추의 죽음을 기리며 공동체 윤리와 국가 책임을 되새기는 날이다. 오늘날 우리 역시 상식과 정의가 무너졌던 시간을 돌아보고, 청명처럼 투명한 사회를 바라는 염원을 되새겨야 한다.

그러나 청명은 과거를 기리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씨를 뿌리는 절기이기도 하다. 침묵하지 않았던 시민들의 목소리가 모여 거센 바람이 되었고, 결국 권력의 장막을 걷어냈다. 이제 맑아진 하늘 아래에서, 우리는 더 나은 사회를 위한 새로운 씨앗을 뿌려야 한다.

전북교육도 지금, 씨앗을 뿌릴 자리를 다시 고르고 있는 시기다. 현직 교육감이 2심에서 교육감직 상실 벌금형을 선고받으며,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현실은 교육 현장에 적지 않은 혼란과 긴장을 낳고 있다. 교육가족이라는 말이 무색한 정도로 서로 불신하며 전북교육의 신뢰는 무너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시간 속에서도 우리는 청명처럼 희망을 놓지 않아야 한다. 무너진 신뢰를 복원하고, 교육의 중심에 아이들을 다시 세우는 일. 그것이 지금 우리가 뿌려야 할 씨앗이다.

하늘은 맑아졌다. 그러나 그 맑음은 저절로 오지 않았다. 수많은 사람들의 싸움과 기다림, 포기하지 않은 신념의 결과다. 이제 우리는 이 청명의 의미를 잊지 말아야 한다. 흐린 시대를 지나, 다시 맑아진 이 날을 민주주의 회복의 기점으로 삼기를 바란다. 전북의 교육 또한 어둠이 걷히고 맑은 하늘 아래에서 새로운 희망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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