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 성공 안착 위해 구조적 개선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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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교육신문】‘미이수 방지’만 강조… 교사 책임 전가 우려

고교학점제가 올해 전면 시행됐지만, 현장에서는 제도의 본래 취지를 살리지 못한 채 형식적 운영과 교사에게 가중되는 부담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특히 최소성취수준 보장제를 둘러싼 혼선, 교원 감축 속 다과목 개설 요구, 디지털교과서 도입과 같은 추가 부담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고교학점제가 파행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11일 성명을 통해 “억지 미이수 방지, 교원 확충 없는 다과목 개설 등으로 인해 학교 현장은 심각한 부담을 안고 있다”며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에 즉각적인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교총은 “학생이 스스로 과목을 선택하고 진로를 설계하는 고교학점제의 핵심 취지에는 동의한다”면서도 “교사에게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미이수 방지 방식은 수업의 질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교육적 효과도 낮다”고 비판했다. 수업 참여 의지가 부족하거나 학업 태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학생에게까지 무리하게 성취를 맞추기 위해 수행평가를 인위적으로 조정하거나 기본점수를 높이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미이수를 막기 위한 지도와 보충수업이 사실상 강제되면서 교사의 업무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교총은 “학교에만 모든 책임을 맡길 것이 아니라 교원 증원과 강사 지원을 병행해 최소성취수준 보장제를 실질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학습의지가 없는 학생이나 경계성 지능, ADHD 등 학습 지원이 필요한 학생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 제시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과목 개설에 따른 과밀한 업무 구조도 현장의 고충 중 하나다. 학생 수가 감소한다는 이유로 교원 정원을 감축하면서도 다양한 과목 개설을 요구하는 현재 구조는, 한 교사에게 여러 과목을 떠맡기게 만들어 수업의 전문성과 질을 저해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교총은 “고교학점제를 제대로 운영하려면 근본적으로 교사를 늘려야 한다”며 “5년 전 시뮬레이션에서도 8만여 명 이상의 교원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지만 정책은 오히려 역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 고교학점제가 본격 추진됐지만, 성취평가제와 상대평가제를 혼용한 성적 산출 체계는 제도의 안정적 운영을 저해한 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선택 중심 교육에서 평가 방식은 학생의 학습 동기 및 진로 설계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현재는 학교마다 평가 방식이 달라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또한 디지털교과서 도입에 따른 비용 문제도 현장의 불만 요인이다. 전폭적인 예산 지원 없이 디지털 인프라 도입이 추진되면서 학교와 교사, 학부모가 비용을 전가받는 상황은 제도의 신뢰를 약화시키고 있다.

고교학점제의 정착을 반대하는 일부 교원단체나 노조들의 주장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이들은 교사의 편의와 기득권 유지를 앞세우며 변화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으나, 이는 학생의 선택권과 다양성 교육이라는 핵심 가치를 도외시하는 태도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교총은 “과목별 교실 이동과 공강 시간 증가로 인한 공간 부족, 출결 확인 이중화 문제 등 운영상의 실무 혼란도 심각하다”며, 출결 시스템 개선 등 실질적이고 현장 친화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다음 주 교총과 고교학점제 개선 협의를 가질 예정이며,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실질적 대안이 마련될지 주목된다. 고교학점제가 단지 제도적 형식에 머무르지 않고, 학생 중심 교육이라는 본래 취지를 실현하려면 교원 확충과 평가 체계 정비, 재정적 뒷받침 등 구조적인 개선이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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