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내신 절대평가 전환 필요…전북에서는 더 선명하게 드러난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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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교육신문】전주 지역 일반고의 성취평가 결과와 전국 소규모 고교의 내신 등급 분석을 종합하면, 현재 고교 내신은 학생의 실제 성취보다 학교의 평가 방식과 학생 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북처럼 인구감소지역이 많은 곳에서는 그 문제가 더 뚜렷하게 드러난다.

전북교육신문은 2026년 6월 1일 전북지역공동 발표를 바탕으로 전주 지역 일반고의 성취평가 결과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2025학년도 공통수학 성적은 학교별로 적지 않은 차이를 보였고, 같은 지역 안에서도 A등급과 E등급 비율이 크게 달라 성취평가제가 학교별 운영 방식에 따라 다르게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통수학1은 전주 지역 평균 점수가 68.0점 수준이었지만 학교별 A등급 비율은 3.5%에서 8.7%까지 차이가 났다. 공통수학2에서는 학교별 A등급 비율이 1.2%에서 29.4%까지 벌어졌고, E등급 비율도 차이를 보였다. 같은 전주, 같은 학년, 같은 과목인데도 학생들이 받는 성취도 결과는 학교에 따라 달랐다.

이 차이는 단순히 학생 성적이 들쭉날쭉하다는 뜻이 아니다. 학교가 시험을 어떻게 내고, 성취기준을 어떻게 적용하느냐에 따라 학생이 받는 성취도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성취평가제가 본래 취지대로 작동하려면 학교별 평가 운영 방식에 대한 점검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특히 내신이 학생부와 대입에 직접 연결되는 만큼, 학교별 평가 차이는 곧 진학 준비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 대학 입시는 이미 석차등급과 성취도를 함께 보거나, 둘 중 학생에게 유리한 쪽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전북대학교는 2028학년도부터 교과 성적 산출에 석차등급 80%, 성취도 20%를 반영할 예정이며, 수도권 주요 대학들도 성취도 반영 확대를 예고하고 있다. 학교가 성취평가제를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학생의 대입 준비 여건도 달라질 수 있는 상황이다.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은 6월 8일 오전 10시 창조나래 시청각실에서 고등학교 교장 대상 성취평가제 분석 결과 전달회의를 열고 학교별 운영 현황과 개선 방향을 공유했다. 향후 학교별 평가 운영 점검과 성취기준·문항 분석, 보충지도 지원이 이어질 필요가 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7월 28일 학교알리미 공시자료를 분석한 결과, 분석 대상 과목 중 1등급 학생이 한 명도 나오지 않은 학교가 고3 45개교, 고2 11개교, 고1 9개교였다고 밝혔다. 전북에서는 고3 8개교와 고2 1개교가 해당했으며, 고1에서는 해당 학교가 없었다. 이 수치는 학교 전체의 모든 과목에서 1등급이 없었다는 뜻이 아니라, 분석 대상 과목 가운데 적어도 한 과목에서 1등급이 산출되지 않은 사례를 뜻한다.

전주 일반고 분석은 학교마다 시험과 평가 방식이 달라 성적 결과도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분석은 학생 수가 적은 학교나 소인수 과목에서는 1등급이 나오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전북처럼 인구감소지역이 많은 곳에서는 이런 차이가 더 크게 드러날 수 있다. 고창·김제·남원·무주·부안·순창·임실·장수·정읍·진안 등 10개 시·군이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돼 있어, 소규모 학교가 많은 지역일수록 내신 제도의 영향이 크게 느껴질 수 있다. 학교 규모와 지역 여건이 학생의 평가 결과에 지나치게 영향을 주지 않도록 세밀한 보완이 필요하다.

전북교육청이 할 수 있는 과제도 있다. 공동교육과정과 온라인 공동수업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거점학교와 인근 학교를 연계해 시간표와 통학 문제를 함께 풀어야 한다. 과목 개설이 어려운 학교에는 순회교사나 공동 교원풀을 운영해 수업 공백을 줄일 필요가 있다. 성취평가 운영도 정례화된 컨설팅을 통해 문항 난도와 성취기준 적용, 최소 성취수준 보장지도, 보충학습 운영 상황을 함께 점검해야 한다.

정부는 내신 제도의 장기 방향을 분명히 해야 한다. 고교 내신의 절대평가 전환 여부를 중장기 교육계획에 포함하고, 당장 전면 전환이 어렵다면 진로선택과목과 소인수 과목부터 단계적으로 절대평가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대학들도 소규모 학교나 석차등급 미산출 학생을 평가할 때 불이익이 생기지 않도록 반영 기준을 더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

결국 이번 분석은 성취평가와 상대평가를 병행하는 현재의 내신 체제가 학교 규모와 학생 수에 따라 불이익을 낳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고교학점제와 성취평가제의 취지를 살리려면 내신을 절대평가 중심으로 전환하는 논의와 함께, 학교별 평가 격차를 줄일 수 있는 관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상대평가 폐지와 성취평가의 신뢰성 확보가 함께 추진될 때 학교 규모와 지역에 따른 내신 불평등을 실질적으로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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