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방송 '구술프로젝트' 통해 최동현 군산대학교 명예교수 학술인생 조명

84권의 저서부터 판소리 영문 번역까지… 멈추지 않는 학술 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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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교육신문】국악방송(사장 김은하)이 우리 소리의 전통문화를 지켜온 명인·명창들의 삶을 기록하는 라디오 특집 '구술 프로젝트, 남기고 싶은 이야기'를 통해 최동현 군산대학교 명예교수의 50년 판소리 연구 인생을 집중 조명한다. 이번 특집 방송은 9월 7일 밤 9시 라디오, 9월 8일 오전 9시 TV로 각각 송출된다.
1953년 전라북도 순창 출생인 최동현 교수는 단순 감상에 머물던 판소리 명창론과 고수론을 학술의 영역으로 끌어올린 독보적인 연구자다. 2019년 군산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정년퇴임한 이후에도 익산 자택 '지족헌(知足軒)'에서 판소리 연구와 집필을 묵묵히 이어가고 있다.
■ 소설책에 파묻힌 고등학생… 시인을 꿈꾸다
그는 본래 시인 서정주론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문학도였다. 어린 시절 탐독한 한국 및 세계 문학전집을 자양분 삼아 대학 학보사 문예 현상모집에 당선되며 "훌륭한 시인이 태어났다"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평생을 바친 판소리 연구자 최동현의 첫 출발점은 다름 아닌 ‘시(詩)’였다.
■ 박동진 명창의 흥보가, 그리고 두 스승의 권유
1974년경 대학 축제 무대에 오른 박동진 명창의 '흥보가'가 그의 인생을 바꾼 변곡점이었다. 판소리를 아꼈던 이기우·천이두 교수는 제자에게 거듭 연구를 권했고, 판소리야말로 시를 이해할 지적 감수성이 없으면 못 하는 일이라는 스승의 설득이 이어졌다. 여기에 1970년대 국문학계에 불어닥친 구비문학 조사의 열기가 맞물리며 문학 청년을 치열한 소리판으로 이끌었다.
■ 연구자가 북채를 잡은 이유
제대로 연구하려면 현장의 호흡을 알아야 한다는 신념으로 실전에 뛰어들었다. 홍정택·이성근 명창을 찾아가 직접 북과 소리를 전수받았다. 1987년 결성된 대한고우회에서는 명고수 송영주의 구술을 학술적으로 체계화해 전라북도 지역의 고법 이론을 정립했다. 이를 통해 ‘목구성’, ‘엇붙임’ 등 그동안 소리판의 은어처럼 통용되던 현장 언어가 공식적인 학술 용어로 자리 잡는 계기가 되었다. 직접 북채를 잡으며 기른 북 실력은 답사 현장에서 굳게 입을 닫은 노명창들의 귀중한 구술을 끌어내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었다.
■ 30년 전 증언을 호적으로 입증하다
1987년 전주문화방송 ‘판소리 명창’ 해설을 시작으로 최동현 교수는 라디오와 TV를 오가며 전국에 있는 명창을 만나고 유적지를 두루 살폈다. 철저한 실증주의를 바탕으로 1991년 익산 망성면에서 만난 노인의 증언을 교차 검증해 정정렬·정광수 명창의 호적명을 밝혀냈다. 국창 임방울의 단가 ‘추억’에 얽힌 낭만적인 로맨스 설의 연대적 오류를 밝혀낸 것 역시 치열한 실증 작업의 결과물이다.
■ 명창론이라는 새 길, 그리고 84권의 저서와 판소리 영어 자막
주관적 평가에 머물던 소리꾼 비평을 학술의 반열로 옮기고, 민족음악학을 토대로 방대한 저술 활동을 펼쳤다. 두꺼운 전집을 밤새워 뒤져가며 탄생시킨 저서만 84권에 달한다. 또한 단 세 명의 인력으로 5년에 걸쳐 판소리 다섯 바탕과 단가를 번역해 현장 공연을 위한 자막 시스템을 구축했다. 어깨와 팔꿈치 수술까지 감내하며 우리 소리의 세계화를 이끌어낸 그의 열정과 헌신은 빛나는 훈장으로 남았다.
■ 영원히 이어질 판소리의 가치
그는 춘향가에서 신분제의 모순을 깬 세상을, 흥보가에서 오늘의 사회 문제와 맞닿은 구도를 읽어낸다. 판소리가 지금도 끊임없이 불리는 이유는 그 가치가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반세기를 한자리에 머물며 우리 소리의 뿌리를 다져온 최동현 교수. 이번 방송에 담긴 그의 발자취는 대한민국 판소리 연구가 걸어온 길을 보여주는 귀중한 기록으로 남을 것이다.이번 국악방송 특집은 서울·경기 FM 99.1MHz를 비롯해 광주, 대전, 대구, 부산 등 전국 주요 지역 라디오에서 청취가 가능하며, TV 채널의 경우 KT지니TV(251번), SK브로드밴드 Btv(268번), LG유플러스(189번), LG헬로비전(174번) 등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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