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현장 갈등 키운 교권전담변호사 제도…제도 문제인가, 개인 문제인가

전북교육청 교권전담변호사 출신 A씨, 자신의 사무실 여직원 강제추행 혐의로 검찰송치

공유
기사 대표 이미지

【전북교육신문】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에서 교권전담변호사로 활동했던 변호사가 자신의 사무실 직원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검찰에 넘겨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군산경찰서는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된 전직 교권전담변호사 A씨를 지난 7일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A씨는 올해 3월께 자신이 운영하는 변호사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여성 직원의 볼과 어깨 등을 만지는 등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신체 접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과거 전북교육청에서 교권전담변호사로 근무하며 교원의 교육활동 침해 사건에 대한 법률 상담과 소송 지원 등의 업무를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개인의 형사사건인 만큼 교권전담변호사 제도 자체와 직접 연결해 판단할 사안은 아니다. 또한 검찰 송치는 유죄 확정을 의미하지 않으며, 향후 검찰 수사와 재판을 통해 혐의 여부가 최종적으로 가려지게 된다.

그러나 전북교육신문이 이번 사건을 주목하는 이유는 A씨가 과거 전북교육청의 교권 대응 과정에서 활동했던 인물이라는 점에 있다. 전북교육신문은 그동안 교권전담변호사 제도가 학교 갈등을 지나치게 법률 문제로 접근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 왔다. 학생·학부모와 교사 사이의 갈등을 교육적 조정과 중재보다 법률적 판단의 대상으로 빠르게 전환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에 대한 문제의식이었다.

학교에서 발생하는 갈등 가운데는 명백한 폭력이나 교권침해처럼 법률적 대응이 필요한 사안도 있다. 그러나 사실관계가 충분히 확인되기도 전에 교권침해나 악성민원이라는 프레임으로 접근할 경우 학생과 학부모가 장기간 수사와 소송에 휘말릴 수 있다는 지적도 있어 왔다.

전북교육신문이 교권전담변호사 제도에 비판적인 시각을 보여온 것도 이 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교권 보호와 교육활동 침해 대응을 법률적으로 지원했던 전직 교권전담변호사가 개업 이후 자신의 사무실 직원에 대한 강제추행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물론 이번 개인 사건을 근거로 A씨의 과거 교권 관련 업무 전체를 평가하거나 교권전담변호사 제도 전체를 부정적으로 규정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교권 보호라는 공적 업무를 수행했던 인물이 형사사건의 피의자로 검찰에 송치됐다는 사실은 전담변호사의 선발과 역할, 활동 범위에 대한 점검 필요성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전북교육청은 서거석 교육감 재임 당시 학교폭력 전담 4명과 교권 전담 2명 등 변호사 인력을 확대해 운영했다. 천호성 교육감 취임 이후 관련 인력은 줄었지만 학교 갈등에 전담 변호사가 직접 개입하는 기본적인 구조는 유지되고 있다.

이제는 단순히 전담변호사를 몇 명 둘 것인가를 넘어 상시 전담체제가 실제 학교 갈등 해결에 얼마나 효과적이었는지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교권 보호를 위해 법률 지원은 필요하다. 그러나 모든 갈등의 출발점이 법률 대응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고문변호사나 외부 법률기관을 통한 독립적인 자문체계를 마련하고, 학교 현장에서는 조정과 중재를 우선하는 방식도 검토할 수 있다.

교권 보호의 목적은 소송을 늘리는 데 있지 않다. 교사와 학생, 학부모 사이의 갈등을 공정하게 해결하고 교육공동체를 회복시키는 데 있다.

특히 A씨가 전북교육청에 근무하던 당시 이른바 ‘레드카드 사건’을 둘러싸고 교권전담변호사의 과도한 법률 개입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이후 해당 학부모와 관련해 제기됐던 일부 형사사건이 무혐의 또는 불송치 결정으로 이어지면서, 초기 단계에서 교권침해나 악성민원으로 규정하는 방식이 적절했는지를 둘러싼 논란도 남았다.

물론 당시 레드카드 사건과 이번 A씨의 강제추행 혐의 사건은 성격도 다르고 별개의 사안이다. 그러나 과거에는 교권전담변호사의 역할과 법률 개입 범위를 둘러싼 논란이 있었고, 이번에는 그 업무를 수행했던 전직 변호사 개인이 형사사건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두 사건을 동일선상에 놓을 수는 없지만, 결과적으로 전북교육청이 운영해 온 교권전담변호사 제도의 선발 기준과 역할, 개입 범위, 사후 평가 체계를 다시 한번 점검해야 한다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 댓글 (0)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