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 총장선거, 의혹만 흘리지 말고 근거로 검증하라

음주운전 논란은 사실 확인 뒤 규정에 따라 판단…연구윤리·회계 문제도 자료와 책임 있는 설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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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교육신문】제20대 전북대학교 총장선거가 12월 1일로 확정됐다. 그러나 대학의 미래를 놓고 경쟁해야 할 선거가 익명의 편지와 후보 관련 의혹에 가려지고 있다. 후보의 자질과 도덕성을 검증하는 일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기에 의혹을 흘려놓고 책임지지 않는 방식부터 바뀌어야 한다. 검증을 요구한다면 근거를 제시하고, 무엇이 문제인지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전북대 총장임용후보자추천위원회는 지난 12일 첫 회의를 열고 선거일을 정했다. 예비후보 등록은 10월 19일부터, 공식 후보 등록은 11월 16~17일 진행된다. 교수·직원·학생의 투표를 각각 어느 비율로 반영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선거를 앞두고 먼저 불거진 것은 익명 편지 논란이다. 지난 2일 총장 출마가 거론되는 한 교수에게 협박성 편지가 전달됐다는 고발장이 경찰에 접수됐다. 학내에서는 출마가 거론되는 4명이 비슷한 편지를 받았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경찰이 경위를 확인하는 가운데, 특정인을 편지의 배후로 지목하는 소문까지 번지고 있다. 그러나 누가 어떤 목적으로 편지를 보냈는지는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한다. 확인된 근거 없이 누군가를 배후로 몰아가는 것은 또 다른 피해를 낳을 수 있다.

편지에 담긴 의혹도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편지를 누가 보냈는지와 그 내용이 사실인지는 서로 다른 문제다. 익명 편지라는 이유만으로 내용을 모두 사실로 받아들여서도, 반대로 모두 거짓이라고 단정해서도 안 된다.

특히 음주운전 논란은 당사자가 전력을 공식적으로 밝힌 사안이 아닌 만큼, 먼저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한다. 전력이 확인되면 출마 자격 제한 여부는 대학 규정에 따라 판단하면 된다. 대학과 총장임용후보자추천위원회는 적용 기준을 명확히 설명하고, 모든 후보에게 같은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연구윤리 관련 의혹은 조사와 판정이 필요한 사안이다. 출마가 거론되는 한 인사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며, 결과가 곧 나올 것이라는 이야기가 학내에 퍼져 있다. 다만 전북대는 해당 조사와 발표 일정을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연구윤리 위반 여부는 관련 자료와 당사자의 설명을 충분히 검토한 뒤 공식 절차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조사 대상이 됐다는 사실만으로 위반이 확인된 것은 아니다. 조사 과정에서는 제보자와 조사 대상자의 권리를 함께 보호하고, 부당한 압력 없이 사실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결과가 나오기 전에 일부 언론이 실명을 거론하며 의혹을 보도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언론은 후보 검증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그만큼 확인된 사실과 아직 판단이 끝나지 않은 의혹을 분명하게 구분하고, 당사자의 설명과 반론도 충분히 담아야 한다. 독자가 조사 중인 사안을 이미 확정된 사실로 받아들이게 해서는 안 된다.

본지는 취재 과정에서 전문가 의견을 듣고 관련 내용을 확인했다. 연구윤리 판단 이전에 전체적 맥락 파악도 없이 보도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볼수 있다. 본조사위원회의 조사와 이후 판정 절차가 마무리되기 전에 위반 여부를 단정하지 않아야 한다. 의혹을 제기하는 쪽과 반박하는 쪽의 주장도 같은 기준으로 살피며 된다.

이러한 원칙은 회계 부정이나 자금 유용 등의 문제를 제기할 때도 마찬가지다. 어떤 돈이 언제, 어디에 쓰였으며, 어떤 규정이나 절차를 어겼는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 지출 내역과 증빙자료를 제시하고, 필요한 경우 공식 감사나 조사를 요구해야 한다. 의혹을 받는 당사자 역시 관련 자료와 구체적인 설명으로 답해야 한다.

“문제가 있다더라”는 말만 퍼뜨리고 정작 무엇이 문제인지 밝히지 않는 태도는 무책임하다. 연기만 피워 누군가를 의심하게 만든 뒤, 사실이 아니면 그만이라는 식의 공방으로는 진실을 밝힐 수 없다. 문제를 알고 있다면 당당하게 근거를 제시하고 검증을 요구해야 한다. 제기한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면 바로잡을 책임도 져야 한다.

조사 결과는 총장선거 구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현재 7명 안팎의 출마가 거론되는 상황에서 한 사람의 후보 자격 문제가 다른 후보들의 경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조사 결과가 후보 자격 제한으로 이어지는지는 적용 규정과 필요한 절차를 따로 확인해야 한다.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출마 가능 여부를 단정할 일은 아니다.

일부 대학본부 보직자가 공개 석상에서 조사 결과를 미리 단정하는 발언을 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 역시 실제 발언과 맥락을 확인해야 한다. 사실이라면 조사와 선거의 공정성에 대한 불신을 키울 수 있는 만큼 대학 측의 설명이 필요하다.

후보 검증은 대학을 책임질 사람을 제대로 선택하기 위한 과정이다.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은 근거를 내놓고, 후보자는 자료로 설명하며, 대학은 규정과 절차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누가 제기했든 같은 기준으로 확인하고, 누가 대상이 됐든 같은 기준으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동시에 후보들은 대학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답해야 한다. 학생의 교육과 취업을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 교직원이 공정한 환경에서 일하도록 무엇을 바꿀 것인지, 교수의 연구와 강의를 뒷받침할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아야 한다. 지역 거점국립대로서 전북의 발전에 어떤 역할을 할지도 중요한 과제다.

의혹만 떠돌고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 선거에서는 누가 당선되더라도 갈등과 불신이 남는다. 문제가 있다면 근거를 갖고 당당하게 제기하라. 검증을 요구했다면 그 결과까지 책임 있게 받아들여라. 전북대 총장선거는 ‘아니면 말고’ 식의 소문 경쟁을 끝내고, 사실에 근거한 검증과 대학의 미래를 위한 정책 경쟁으로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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