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산학원 갈등, 해고 이전의 비리부터 설명해야

‘중립’ 요구한 현 이사회, 자신의 구성과 운영에도 같은 기준 적용해야

공유

【전북교육신문】기사 이미지
학교법인 완산학원 임시이사회가 4일 기자회견을 열고 과거 교직원 해고와 신규 채용이 학교 갈등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후임 이사에는 특정 세력에 치우치지 않은 중립적인 인사를 추천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사건을 설명하려면 해고 이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부터 짚어야 한다. 완산학원에 임시이사회가 들어선 이유는 설립자 등의 횡령과 채용·승진 관련 비리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학생과 학교를 위해 써야 할 돈이 제대로 쓰이지 않았고, 학교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것이 사건의 출발점이었다.

이사회도 회견문에서 과거 비리가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하지만 이후 설명은 해고된 교직원들의 피해와 첫 임시이사회의 잘못에 집중됐다. 누가 어떤 비리에 관여했고 어떤 책임을 졌는지보다 해고와 복직, 그 뒤의 갈등이 앞에 놓였다.

부당한 해고가 있었다면 바로잡아야 한다. 법원의 복직 판단도 존중해야 한다. 동시에 해고에 앞서 어떤 잘못이 있었는지, 법원이 어떤 이유로 해고를 무효라고 판단했는지도 함께 설명해야 한다. 해고가 잘못됐다는 주장만으로 그 이전의 행위에 대한 책임까지 정리되는 것은 아니다.

과거 비리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과 부당한 해고를 바로잡는 일은 모두 필요하다. 어느 한쪽만 강조하면 사건의 절반만 보여주게 된다.

‘특정 세력’을 비판하며 중립을 요구한 대목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 현 이사회 역시 특정 교육시민단체 출신 인사들이 모여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본지는 지난 6월 교직원들이 이사와 감사의 구성에 대해 이러한 문제를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회견문에 실린 명단에도 김정희 이사는 교육자치 관련 시민단체 정책실장, 정은숙 이사는 같은 단체 전 공동대표로 소개돼 있다. 남에게 중립을 요구한다면, 자신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 이사가 됐고 서로를 제대로 견제했는지부터 설명해야 한다.

시민단체나 민주화운동 경력만으로 공정한 운영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이사가 된 뒤 초심을 잃지 않고 규칙을 지켰는지, 다른 의견을 들었는지, 자신의 결정에도 책임을 졌는지다.

완산학원의 과거 잘못은 자료와 기록으로 밝혀야 한다. 현 이사회의 운영도 같은 기준으로 검증해야 한다. 자신들에게 유리한 과거만 골라 설명하거나 반대하는 사람들을 ‘특정 세력’으로 묶어서는 학교의 신뢰를 되찾기 어렵다.

중립과 공정은 후임 이사에게만 요구할 덕목이 아니다. 지금 학교를 운영하는 이사회가 먼저 보여줘야 할 책임이다.

💬 댓글 (0)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