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소개] 『고등학생운동사』 – 잊힌 10대의 저항, 그 주체의 이름으로 다시 쓰다

공유
기사 대표 이미지

【전북교육신문】전교조 전북지부 성고충상담소장 양민주, “우리는 단지 지지자가 아니라 주체였다”

도서출판 동녁에서 출간된 『고등학생운동사』는 1980~90년대 ‘고운(고등학생운동)’의 실천자들이 직접 쓴 기록을 통해, 교복 입은 10대들의 저항과 연대의 역사를 복원한 책이다. 그동안 전교조 운동의 주변부로만 다뤄졌던 고등학생들의 참여를, ‘정치적 주체로서의 청소년’이라는 시각으로 되살리는 의미 있는 시도다.

이 책은 단순한 회고록이 아니다. 시대의 억압 속에서 자발적으로 행동하고 조직했던 고등학생들이, 그 기억을 온전히 자신의 목소리로 증언하며, 교육운동사 속 공백으로 남아 있던 한 페이지를 채운다.

공동 저자 중 한 명인 해직교사 양민주의 글은, 1989년 고3이었던 한 학생이 어떻게 전교조의 창립 투쟁과 만나고, 이후 26년간 교육운동의 길을 걸어왔는지를 생생히 보여준다. 그는 자신을 “17년째 피해자 신분으로 활동 중인 전교조 조합원, 26년 차 교육운동 노동자”라고 소개한다. 2005년에 사립유치원 민주화투쟁으로 해고되어 전교조 전북지부에서 일하고 있다. 그리고 “전교조와 나의 삶은 분리될 수 없다”고 단언한다.

양민주 교사는 1989년 학창시절에 전교조 교사들이 대거 해직되던 상황에서, 자신과 친구들이 자발적으로 단식 투쟁에 나섰고, 도시락 반납 운동을 조직했으며, 끝내 교사의 복직이 보장되지 않는 한 해산하지 않겠다고 결의했던 기억을 꺼낸다. 그는 고등학생운동을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우리가 문제의식을 갖고 스스로 선택하고 실천했던 운동”이라고 말한다.

책은 또한, 당시 학교가 얼마나 비민주적인 공간이었는지를 보여준다. 번호로 불리고, 이유 없는 체벌과 욕설이 난무하던 교실. 전교조는 그런 현실을 바꾸기 위해 ‘참교육’을 외쳤고, 학생들은 그 외침에 단지 반응한 것이 아니라, 함께 행동하며 교육운동의 한 축을 형성했다.

양민주 교사는 이 책에서 전교조 활동가로서의 삶도 성찰한다. 전임·상근·피해 활동가로서의 다양한 경험, 그리고 육성회비 등 교육 현장의 모순에 맞서 싸운 구체적 사례들은, 참교육 운동이 단순한 슬로건이 아니라 실제 삶과 제도를 바꾸는 투쟁이었음을 보여준다.

『고등학생운동사』는 고운이 역사에서 잊힌 이유를 “우리 사회가 10대를 정치적 주체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비판한다. 전교조 30주년 행사에서도 고등학생들의 연대는 조명되지 못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 책은 단순히 과거의 운동을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유효한 물음을 오늘날의 독자들에게 던진다.

양민주 교사의 글은 그 물음의 중심에 있다. 그는 과거 교사와 학생이 함께 싸웠던 기억을 되살리며 묻는다. “오늘의 학교는 얼마나 달라졌는가? 지금 우리는 그 외침을 제대로 계승하고 있는가?”

💬 댓글 (0)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