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0년07월04일00시00분
IMG-LOGO

“학교서 미디어 해득교육 적극 이뤄져야”

한국개발연구원, 인터넷상 무분별한 정보 전파 위험성 경고..시민교육 강화 촉구


  (  문수현   2020년 05월 31일   )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한국사회의 진보와 보수 진영 간 갈등 심화와 여론양극화 현상에 대해 우려하면서 인터넷 미디어 정책 개선을 촉구하는 연구보고서를 발간했다.

「한국의 여론양극화 양상과 기제에 관한 연구」라는 제목의 보고서로, 연구에는 임원혁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이창근 연세대 교수, 정세은 인하대 교수, 최동욱 상명대 교수가 공동으로 참여했다.

보고서에서 연구자들은 무분별한 정보 전파의 부작용과 위험성에 대한 시민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보고서는 먼저, 한국 유권자의 이념성향 분포 변화를 시계열로 분석한 결과 실제로는 여론양극화가 진행되었다고 보긴 어려운 반면, 이념성향 분포상 양극단에 있는 사람들이 2014년에서 2018년 사이에 현실정치와 온라인의 여론형성 활동에 적극 참여했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정치적 대립과 갈등이 이들의 여론형성 활동과 정치 참여에서 기인할 수 있는 만큼 양극단의 의견이나 입장이 정치 과정에서 지나치게 과대평가되지 않도록 하고 정보 왜곡과 편중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2018년 12월 일반 국민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및 실험연구 결과에서도 이념 성향이나 의견의 격차에 따른 여론양극화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응답자 스스로 평가한 자신의 이념 성향에서 ‘중도(5점)’는 45%에 달했고, 양극단인 ‘매우 진보(0점)’와 ‘매우 보수(10점)’는 각각 3%도 되지 않았다.

통일·외교·안보, 조세·재정·복지, 경쟁·규제, 차별 철폐 등과 관련된 25개의 정책 문항에 대한 개별 응답자의 응답 평균을 기준으로 할 때, 응답자의 3분의 2가 ‘다소 진보(4점)’와 ‘다소 보수(6점)’ 사이에 분포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터넷 미디어가 사용하는 표현은 편향성이 높고, 이용자의 이념성향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인터넷 매체의 표현이 가지는 편향성을 분석한 결과, SNS의 경우 국회의원보다도 편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미디어 패널 자료(2012~16년)를 분석한 결과, SNS에 노출된 이용자는 그렇지 않은 이용자에 비해 더 진보적인 방향으로, 인터넷 뉴스매체에 노출된 이용자는 더 보수적인 방향으로 이념 성향이 변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뉴스를 선호하지 않는 집단이 뉴스를 선호하는 집단에 비해 이념 성향 변화의 정도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가 시사하는 바는, 매체가 편향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같은 이념성향을 가진 이용자가 동일 매체를 선별적으로 선택하는 경향이 심화되고 집단화될수록, 여론양극화가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이다.

달리 말하면, 만약 인터넷 미디어 중 한쪽 성향의 채널만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존재한다면 그는 다양한 시각의 정보에 노출되기 어렵다. 특히 최근 증가하고 있는 유튜브 이용자들처럼 인터넷 미디어에서 선별적으로 콘텐츠를 이용하는 경우 이용자들이 다양한 견해에 노출되기가 매우 어려워진다.

따라서 정책당국의 입장에서는 SNS 이용에 따른 문제를 플랫폼에만 맡길지 여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게 보고서의 주장이다. 다만, 연구자들은 글로벌화된 인터넷 플랫폼에 대한 정부의 직접적인 규제가 쉽지 않다는 점을 인정한다.

그러면서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이용자들에 대한 ‘미디어 해득(literacy) 교육’을 강조한다. 뉴스에 대한 경험이 많은 소비자들은 매체의 영향을 덜 받게 되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이를 위해 구체적으로는 일선 학교에서의 교육도 적극적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으며, 최근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SNS 크리에이터에 대한 교육에 있어서도 공공성과 공익성 등을 고려한 교육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다.

보고서는 또한 인터넷 뉴스매체의 문제를 이야기할 때 한국에서는 포털뉴스 소비자들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상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지적한다. 특히 포털의 자율규제가 각 매체들이 가질 수 있는 극단성에 대한 일종의 제약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나아가 포털이 다양하게 뉴스를 배치하여 이용자에게 노출시킨다면 편향성에 대한 논란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으며, 자율규제가 적절하게 이루어지려면 시민과 학계가 감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안한다.

265쪽 분량의 보고서 원문은 한국개발연구원 누리집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