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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2024-04-30 09:54:46

전주 모 중학교 교사 학생체벌 심각

마주보고 때리게 하고 얼굴에 침 뱉는 등 일상적 폭력
전북교육청 감사 중...학교구성원 폭력 감수성 낮아


... 문수현 (2013-11-27 11:09:04)

전북 전주의 한 중학교에서 교사가 일부 학생들에게 심각한 수준의 신체적·언어적 폭력을 지속해온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전북평화와인권연대 등 9개 지역시민단체는 26일 전북교육청 기자실에서 이를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어 학교와 교육청 차원의 해결 노력을 촉구했다.

시민단체들이 학생들로부터 제보받은 내용에 따르면 이 학교 A교사는 지난 8월부터 10월 사이 여학생의 머리채를 붙잡거나 볼을 꼬집어 돌리는 등 일상적인 체벌을 가해왔다. 학생들끼리 서로 때리게 하면서 “듣지 않으면 나한테 맞는다”고 윽박지르고, 폭행을 지시한 학생의 손을 잡아 상대 학생을 때리는 경우도 있었다.

남녀 학생을 서로 머리를 대고 서게 해서 도구를 사용해 두 학생의 얼굴을 동시에 가격하기도 했다. 학생들 사이에서 이러한 폭행은 속칭 ‘1타2피’라고 알려져 왔다.

“죽여버리겠다”거나 “××년”, “개×끼” 같은 비속어와 욕설이 담긴 폭언도 일상적으로 저질러졌다는 게 학생들의 증언이다.

학생들에게 인격적인 모욕을 주는 행위도 자행됐다. 학생을 엎드리게 해 등에 올라타고 교실을 왔다 갔다 하게 하거나, 화장을 했다는 이유로 얼굴에 침을 뱉어 손으로 문지르기까지 했다.

시민단체들은 “피해학생들이 교장에게 이 같은 실태를 알리고 개선을 요청했는데도 학교는 교육적 차원의 조치는 취하지 않았고 오히려 가해교사 A와 동료교사에 의해 보복성 체벌과 그에 대한 정당화가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이들은 해당학교에 A교사를 직위해제해 피해학생들과 분리조치하고 학교 차원에서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고 요구했다. 또 전체 교원과 학생을 대상으로 전북학생인권조례 등 학생인권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전북교육청에 대해서는 A교사에 대해 고발조치하고 피해학생들이 심리치료를 받을 수 있게 조치하라고 요구했다. 또 전북지역 학생 체벌 실태를 조사하고 전북학생인권조례에 따른 지도 및 계획을 수립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해당학교에서는 일부 학부모와 재학생들이 “A교사가 지나친 체벌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잘 가르치고 성실한 분”이라며 전북교육청 등에 탄원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구시대적인 훈육방식인 체벌을 가하더라도 나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고 진학만 잘 할 수 있다면 용인하는 구조를 그대로 둬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해당학교장은 “당사자가 학생 등에 올라타 걷게 하거나 얼굴에 침을 뱉어 문지르는 행동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피해학생’들이 평소 품행에 문제가 많았다”고도 말했다. 그는 또 “전북교육청 감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학교차원의 사과나 징계수위에 대해 의논하겠다”고 말했다.

전북교육청 감사실 관계자는 “폭력과 체벌에 대한 해당학교 구성원들의 감수성이 상당히 낮다”며 “긴 시간 일상적으로 폭력상황에 노출돼 있던 만큼 피해학생들은 물론 폭력을 지켜봐야 하는 모든 학생들이 입었을 상처에 대해서도 상담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북교육청 감사 보고서는 이르면 28일께 작성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보고 내용에 따라 감사담당관이 구체적으로 징계수위를 건의하면 교육감이 검토해 해당학교에 통보하고 해당학교는 징계위원회를 구성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