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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배려없이 배려하는 척만 하는 교육과정편성

형식적인 설문조사, 결국은 교사 수급(需給)에 맞춰


... 권혁선 시민 (2016-10-02 11: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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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전북교육공동연구원 정책실장 권혁선) 학교 현장에서는 수많은 조사와 설문을 실시한다. 그런데 정작 학생들이 하고 싶은 설문은 그닥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겉으로는 민주적인 학교 운영을 하지만 실제 학생들이 원하는 조사는 하지 않는 것은 민주적 절차를 거치는 것처럼 시늉만 내는 기만술이다.

고1학년 학생들의 경우 계열을 선택해야 할 시기가 왔다. 내년도 교과서를 신청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계열이 결정되면 배워야할 교과목도 같이 결정되어 버린다. 요즘 대학 입시에는 계열 구분이 거의 없다. 단지 수학 (가)냐 (나)냐 만의 구분이 있을 뿐이다. 그런데 수학(가)를 선택하면 자동적으로 자연계열이 되어 과학 교과목을 학습해야 한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과학 교과목에 대한 선택권도 학생들에게는 거의 없다. 이것은 사회 과목도 마찬가지이다. 정규 교과목이 이런 형편이고 보면 정규과목을 바탕으로 한 방과후 수업은 말할 것도 없는 것이다. 예체능 학생들에게는 요구되지 않는 수학을 열심히 해야만 하는 아이들....그래서 내신 경쟁력이 사라지고 학교가 싫어지는 현상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이 현재 학교 시스템에는 마련되어 있지 않다.

물론 교육과정 편성은 학교장 자율에 있다고 하지만 그것은 교과 과정의 기본 틀을 지키는 것을 기본 전제로 한다. 그런데 문제는 그 틀이 학생들의 민주적인 자유 선택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최소 이수 단위를 맞추면 되는 형식적인 틀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학생들에게 꿈과 끼를 강조하고 진로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가운데 학생들은 정작 본인이 희망하지 않는 교과목의 수업을 몽땅 듣고 있어야만 하는 현실에서 진정한 진로 교육이라는 단어, 가고 싶은 행복한 학교라는 단어는 허언이 되는 것이다.

학교 폭력 실태 조사는 매월 이루어진다. 방과후 수업 조사도 최소 1년에 2차례 이상은 이루어진다. 심지어는 학교 급식에 대한 모니터링과 건의 사항 조사도 수시로 이루어진다.

그런데 교육의 가장 본질인 교육과정에 대한 조사는 거의 이루어지지도 않고 1학년에 한두 번 형식적으로만 이루어진다. 왜??? 어차피 교사 수급에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무엇을 어떻게 배우고 학습해야 하나에 대한 고민이 이루어지지 않는 현재의 학교 풍토가 지속되는 한 전북 교육의 발전에 대한 희망은 없다고 볼 수 있다.

한편 개혁을 시도하다가 문제가 발생하면 별다른 고민없이 원위치로 돌라가버리는 전북 학교 교육의 현실에서 진보를 논한다는 것 자체가 부끄럽기만 한다. 학생들의 기본 인권이 지켜지기 위해서는 교육 과정에 대한 상세한 설명회와 함께 설문 조사를 1학년의 경우 4회, 2학년의 경우 년2회는 실시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