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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배치 강행과 한국의 미래

[전북교육신문칼럼 ‘시선’] 구중서(평화바람 활동가)


... 편집부 (2017-09-19 09:3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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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구중서)

“전쟁은 마술적 스펙터클로부터 분리될 수 없다. 이러한 스펙터클을 생산하는 것이 바로 전쟁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적을 무찌르는 것은 적을 ‘신체적으로’ 포획하는 것이 아니라 ‘영혼을’ 사로잡는 것이고, 죽음 이전에 죽음의 공포를 적에게 심어 주는 것이다.”¹⁾ 오래전 책에서 읽은 내용이다. 앞의 글을 요약하면 “충격과 공포”라고 요약하고 싶다.

9월7일 새벽, 문재인 정부는 경찰 8천명을 동원하여 성주 소성리에서 한반도 평화와 동아시아 평화를 위해 사드배치를 저지하는 소성리 주민과 성직자, 평화활동가 등 연대하는 시민들을 폭력적 해산절차를 강행하였다. 사드(THAAD) 배치를 저지하기 위해 소성리에 집결한 시민에는 여성과 노인들도 함께 있었지만, 경찰은 안전보다는 연대참가자들을 해산하기 위해 여성 참가자를 남성 경찰이 끌어내는 강압적인 모습을 보였다. 또한, 경찰들은 종교행사를 하지 못하게 하고, 종교행사 물품을 쓰레기 수거하듯 마구 챙겨서 보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경찰력의 강압적 행위로 부상자가 80여명, 차량파손, 종교물품의 파손, 농성장천막 파손 등 결과를 낳고, 사드장비를 반입시켰다.

문재인대통령은 스스로 촛불혁명을 통해 탄생한 정부라고 말했는데, 과거 정권과 별반 다르지 않는 모습에서 국민들은 “충격과 공포”를 느꼈을 것이다.

한미동맹을 넘어 한미일 동맹의 축으로 들어서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밤 사드 배치 관련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했다. ‘북한의 거듭된 탄도미사일 발사와 6차 핵실험 등으로 우리의 안보 상황이 엄중해져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조치로 사드를 임시배치’했다는 주장이다.

북한이 7월28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자 문대통령은 이를 빌미로 다음날 대한민국과는 아무런 관련도 없는 사드 발사대의 추가 배치를 지시했다. 북핵 미사일 위협은 사드 배치를 위한 구실일 뿐이다. 사드의 군사적 효용성을 따져 봐야 한다는 문대통령의 발언을 우리는 기억한다.

사드 배치는 미국의 본토를 보호하기 위해 유럽, 중동, 아시아, 태평양에 사드 등의 미사일 체계를 만드는 MD구축의 일환이다. 미국은 사드 배치를 통해 한국을 미국의 MD체계 속으로 종속시킴과 동시에, MD의 일차 저지선을 형성하는 효과를 가지게 되었다. 반면 중국은 자신의 영토를 손바닥 보듯 환하게 보게 될 군사장비가 코앞에 있으니 매우 불편할 것이다. 지금 심화되고 있는 미-중 갈등에 한국은 미국의 손을 잡게 되었고, 이로 인해 중국은 한국에 심한 배신감을 느끼며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미-중갈등 결국 한국경제 발목 잡아

중국의 경제 보복은 처음 사드 배치가 거론된 작년에 시작되었다. 한국의 대기업을 비롯해 약 3500여개의 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해 사업을 하고 있다. 사드 배치 발표 후 처음으로 한국 화장품의 유해성을 문제 삼아 수입을 중단시켰고, 이로 인해 아모레퍼시픽의 주식은 폭락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또한, 삼성SDI와 LG화학의 배터리생산 공장은 중국 정부로부터 보조금 지급이 중단되었다. 중국의 배터리 업체는 모두 보조금을 받는데 한국 기업만 받지 못하게 한 것은 일종의 경고음이었던 것이다. 사드가 배치된 경북 성주군 롯데 스카이 C.C로 인해 롯데는 그 동안 중국에 투자한(약8조원) 돈을 회수하지 못하고, 영업정지와 불매로 인해 결국 철수하게 되었다.

한국의 중국과의 교역은 미국교역의 2배²⁾를 넘고, 경상수지 또한 약2배의 수익을 내고, 사드 배치 이후 중국은 한국에 여러 가지 형태의 경제 보복을 감행하고 있는데, 수출입의 관세와, 중국현지 기업의 세무감사 및 영업정지, 한국 관광 금지 등 다양한 형태가 있다. 지난해와 대비해 올해 한국은 중국으로부터 약 8조원 이상의 수입이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드 배치 이후 중국관광객은 눈에 띄게 줄었고, 그로 인해 관광업계는 물론 식당 등의 요식업도 경제적 타격을 받고 있다. 관광관련 상품의 피해액은 약 7조원 규모로 예측된다. 한국의 경제 성장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이 명백하다.

다시 미래를 위해 준비하자

문재인대통령은 현재 사드 배치는 임시 배치라고 했다. 이는 철거를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앞에서 보듯이 미국의 MD체계로 흡수되는 것은 화약을 안고 불 속으로 뛰어드는 형국임을 누구나 알 수 있다. 한반도 평화, 더 나아가 동아시아 평화를 가져오기 위해 사드 배치를 철거하는 것이 마땅하다.

사드의 임시 배치 시간을 끌수록 한국 경제는 더 많은 영향을 받을 것이며, 영구 배치로 결론되면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될 것이다. 북핵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험은 사드 배치의 구실이 될 수 없다. 북한은 단 한 번도 사드를 가지고 왈가왈부한 적이 없으며, 중국, 러시아는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였던 점을 상기해야 한다. 문재인정부는 사드를 안고 평화와 번영을 이야기할 수 없다. 지금이라도 미국의 MD 체계로 가는 길을 막는 것은 사드의 철수이다.


▲9월 16일 성주 소성리에서 시민들이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와 행진을 벌였다. 참가자들은 “사드 강요 미국, 배치 강행 문재인 정부 강력히 규탄한다”는 구호를 외쳤다. 사진제공=사드원천무효 공동상황실

주1. 전쟁과 영화: 지각의 병참학(저자: 폴 비릴리오 Paul Virilio)중에서
주2. 한국의 각국 교역량: 중국 25%, 미국12%(2016년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