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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변은진 교수, 일제강점기 유교단체 기관지 분석

전주대 한국고전학 자료총서 1,2권...“대체로 반관·반민 성격...항일·친일 분화”


... 문수현 (2020-03-11 16:09:05)

전주대 한국고전학연구소 HK+연구단이 변은진 교수의 주도로 첫 번째와 두 번째 자료총서 <일제강점기 유교단체 기관지 기사목록>과 <전라남도유도창명회>를 발간했다.

이들 자료총서에는 일제강점기에 발행된 유교단체 기관지의 세부 목록이 수록돼 관련 연구가 보다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첫 번째 자료총서에는 일제강점기 <경학원잡지>를 비롯해 중앙의 유교단체인 대동사문회, 유도진흥회, 조선유교회, 조선유도연합회에서 발행한 기관지 5종과 지방의 유교단체인 강원도유도천명회, 전라남도유도창명회, 충남 홍성의 유교부식회, 개성명륜회에서 발행한 기관지 5종의 기사별 세부목록을 수록했다.

두 번째 자료총서에는 일제강점기 유교단체 기관지들 가운데 지방 단위 유교단체의 대표격인 전라남도유도창명회에서 발행된 기관지 <창명> 1~5호의 원문을 비롯해 수록기사의 세부목록, 각 기사들에 포함된 인명의 색인어까지 한데 모았다.

또한 기사를 세부적으로 구분해 성격에 따라 분류하고 필자별 상세 데이터 등을 수록함으로써 활용도를 극대화시켰다. 그동안 근현대 분야 연구자들이 접근하기 어려웠던 일제강점기 유교단체 기관지를 보기 쉽게 엮어 이후 관련 분야 연구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변은진 교수(전주대 한국고전학연구소 HK+연구교수)는 「일제강점기 유교 단체 기관지의 현황과 성격」(『역사와 담론』 제93집, 2020. 1)에서 이들 기관지의 내용을 개괄한 바 있다.

변 교수에 따르면, 일제강점기 중앙과 지방의 유교 단체는 자체 기관지를 편찬해 회원을 비롯한 각지의 유림들에게 자기 단체의 활동을 소개하고, 각종 논설이나 강설을 통해 총독부의 시정 등을 유학 지식과 결합해 교양하고자 했다.

일제강점기 중앙과 지방의 유교 단체에서 발행된 기관지는 총 10종에 총 88개 권호에 이른다. 기관지 종류는 경학원의 <경학원잡지>, 대동사문회의 <대동사문회보>, 유도진흥회의 <유도>, 조선유교회의 <일월시보>, 조선유도연합회의 <유도>, 강원도유도천명회의 <유도천명회보>, 전라남도유도창명회의 <창명>, 충남 홍성의 유교부식회에서 발행한 <인도>와 <유교부식회회보>, 개성명륜회의 <명륜> 등이다.

이 유교 단체 기관지들의 전체 면수를 합하면 9천여 쪽에 달하며, 전체 상세 기사 건수는 6600여 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일월시보>와 <인도>·<유교부식회회보> 정도를 제외한 모두는 관변적 내지 반관·반민적 성격을 띠었다.

변 교수는 “하지만 일제강점기 유림 사회는 국망(國亡)과 국치(國恥)의 충격 속에서 분화해간 측면이 있었다”고 지적한다.

그는 “기관지를 발행했던 다수의 단체는 대체로 협력적·교화적 성격을 지니고 있었지만, 그 내면에서는 복잡다기한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 그래서 실제로 전국 각지의 유림들은 나름의 지역적 토대 위에서 일제의 통치 정책에 대해 다양한 대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유림 개인은 적극적인 항일 독립 운동을 펼치기도 했고, 노골적인 친일 단체에 지도급 인사로 참여하기도 했다. 이렇게 일제강점기 동안 반일저항과 친일협력을 둘러싼 유림 사회의 양립 현상은 8.15 이후로까지 이어졌다”고 했다.

이황직 박사에 따르면, 8·15 이후 좌익계열의 유교 단체로 명륜학원 출신들 중심의 청년 유교단체인 대동회(大同會), 민주주의민족전선의 산하 단체로 활동했던 전국유교연맹 등이 있었다. 또한 우익계열의 단체로는 영남 유림 중심의 대동유림회(大同儒林會), 재경 유교 단체인 유교회(유림회), 조선유림성정회(朝鮮儒林聖政會), 전국유림통일회, 조선국민연정회 등이 있었다(「해방 직후 유교단체들의 성격에 관한 연구」, 『현상과 인식』 제38집, 2014).

변은진 교수는 “학계에 소개되지 않은 자료들을 포함하여 근현대 유교문화를 재가공하고 새롭게 해석할 수 있는 자료를 꾸준히 소개할 것”이라며 “연구단의 자료총서가 근현대 유교문화를 탐색하는 통로가 되고, 공존을 지향하는 우리 미래공동체를 환하게 열 수 있는 디딤돌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