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G-LOGO
최종편집: 2024-05-03 23:56:42

전주 티브로드 노동자들 "원청이 고용승계 책임져야"

간접고용 조합원 23명, 3월부터 해고상태...원청에 면담 촉구


... 문수현 (2016-03-03 14:39:12)

티브로드 전주기술센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3월 3일 현재 18일째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케이블방송 티브로드 전주센터에서는 하청업체 변경과정에서 수 십 명의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일터에서 쫓겨나 길거리로 내몰렸다.

민주노총 전북본부와 희망연대노조 케이블방송 비정규직 티브로드지부 노동자들은 3일 티브로드 전주기술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용된 업체가 변경되는 과정에서 지난 1월 29일 조합원 23명이 근로계약해지 통보를 받았고, 3월 들어 전부 해고상태에 이르게 됐다”고 밝혔다.

노동자들은 “문제 발생 이전부터 노동자들의 고용과 노동조건에 관해 논의할 것을 티브로드 원청과 사업부, 하청업체에 지속적으로 요구했으나 제대로 된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이에 항의하며 2월 15일 티브로드 전주 사업부 앞 노숙농성을 시작해 (3일 현재) 18일차를 맞이했다”면서 “티브로드 원청이 고용승계를 위해 나서도록 면담을 요구하는 투쟁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간접 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불안 문제는 한국사회의 큰 병폐가 되고 있다. 전북지역에서도 전북도청 청소노동자, 전주대·비전대 청소노동자, 한국GM 비정규직 노동자,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 등이 간접고용 구조 속에서 업체가 바뀔 때마다 고용불안에 시달려왔다.

민주노총 전북본부 관계자는 “재벌을 비롯한 대기업의 원가절감 논리에 가장 밑바닥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이 파괴돼왔다”며 “티브로드 노동자들도 간접고용돼 저임금·고용불안에 시달리다 2013년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외주업체를 바꿀 때는 고용승계를 보장하라고 원청에 요구해왔지만 원청은 노동자들의 요구와 절규를 깡그리 무시하고 고용보장 없는 업체 교체와 폐쇄를 단행했다”고 그간의 경과를 설명했다.

노동자들은 특히 “전주기술센터는 전국 티브로드 기술센터 중 조합원이 가장 많은 곳 중 하나로 대량해고 문제 발생 초기부터 노조를 파괴하려는 의도가 있는 게 아닌지 의혹이 일어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티브로드 원청은 업체 변경 과정에 실질적으로 관여하고 있고 이에 따른 관리감독의 책임이 분명한데도, 사태가 극단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아무런 대책을 내지 않으며 대량 해고 사태를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노동자들은 새로운 하청업체에 대해서도 “신규 인력 채용 공고를 내고 기어이 면접을 강행했고, 노동조합에게는 적자가 발생할 것이니 고통분담하지 않으면 채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노동조합의 요구를 왜곡해 ‘나는 전원 고용승계 하려고 했는데 노동조합이 반대하고 있다’는 억지주장까지 펼치면서 십 수 년을 함께 일했던 동료들을 분열시키고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노동자들은 이어 “우리는 사측과 실질적인 대화를 위해 면담을 요청한다”며 티브로드에 △하청업체 구이앤금우통신이 기존 직원들에 대해 고용과 노동조건을 승계하도록 책임지고 감독할 것 △신규업체와 계약 시 고용·임단협·근속을 승계하도록 철저히 관리 감독할 것 △구이앤금우통신에게 고용승계에 대한 의지가 없다면 의수탁계약을 파기하고 신규업체가 새로 선정될 때까지 현 노동자들이 업무를 정상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보장할 것 등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