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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가정의 달’..인권과 안전은 있는가

여성의전화, 가정폭력처벌법 ‘형사처벌 원칙’으로 개정 촉구

문수현 기자 (2018년 05월 11일 09시)


전주여성의전화는 10일 낮 전북대 앞에서 집회를 갖고 “인권과 안전이 없다면, 그런 가족은 필요 없다”며 평화의 달 선포식과 캠페인을 가졌다.

한국여성의전화와 25개 지역 여성의전화는 1994년 UN이 정한 ‘세계 가족의 해’를 맞아 가정폭력의 심각성과 ‘가정폭력방지법’ 제정의 필요성을 알리고자 가정의달 5월을 ‘가정폭력 없는 평화의 달’로 지정하고 매년 5월 캠페인을 진행해오고 있다.

전주여성의전화는 ‘평화의 달 선포문’을 통해 “20여 년 전 가정 내 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가정폭력방지법이 제정되었지만 우리의 가정은 여전히 안전하지만은 않다”고 지적하면서 “가정은 폭력 없는 평등하고 평화로운 공간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가정폭력 범죄는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고 그에 대한 대처도 미흡하다.

여성의전화에 따르면 2017년 한 해 동안 과거 또는 현재 남성 배우자에 의해 살해되거나 살인미수로 살아남은 여성은 최소 64명에 이른다. 그럼에도 신고율은 1.7%로, 피해자 100명 중 2명 정도만 경찰에 신고하고, 신고를 하더라도 기소율은 8.5%, 구속율은 0.9%에 그친다.

이처럼 신고율이 낮은 것은 피해자가 도리어 비난받고 2차 피해를 겪을 뿐 아니라 보복의 두려움에 떨고 수사·재판과정에서마저 인권침해에 노출되는 현실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또 가정폭력범죄가거의 처벌되지 않는 것은 법이 ‘가정의 보호와 유지’를 최우선의 목표로 두고, 가정폭력범죄자를 다른 범죄자와 달리 형사처벌이 아닌 보호처분을 하는 방식으로 운용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여성의전화가 ‘정상가족’ 이데올로기에 대해서도 정면으로 문제 삼는 것은 그 때문이다. ‘정상가족’을 유지해야 한다는 신화는 개개인의 행복을 추구하는 데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으며,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동등하게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행 가정폭력처벌법 역시 ‘건강한 가정 유지’를 최우선의 목표로 두고 피해자의 인권과 안전을 제대로 보장하지 않고 있다는 게 여성단체들의 시각이다.

가장폭력처벌법을 개정하라는 UN여성차별철폐위원회의 지난 3월 권고도 주목받고 있다. 위원회는 △법의 주요목적을 피해자와 그 가족의 안전보장에 둘 것 △성별정체성·성적지향과 관계없이 다양한 가족과 모든 여성들이 법의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대상을 확대할 것 △상담 및 교육 조건부 기소유예 제도를 폐지하고 화해조정절차의 사용을 금지할 것 △접근금지명령 위반 시 체포의무정책을 도입할 것 등을 권고했다.

이에 따른 여성의전화의 법 개정 운동 방향은 ‘피해자 인권 최우선 존중, 가해자 범죄 제대로 처벌’이다. 현행법 목적조항을 개정하고 가정폭력범죄에 대해 형사처벌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편 국회에서도 가정폭력처벌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 인재근 의원이 지난 3월 27일 대표발의한 개정안은 가정폭력의 정의에 ‘경제적 피해’를 추가했다. 가정폭력의 행위 유형 범위에 가정구성원 사이의 경제적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포함한 것이다.

현행법은 ‘가정폭력’을 가정구성원 사이의 신체적, 정신적 또는 재산상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로 정의하고 있고, 재산상 피해는 ’재물손괴‘로 한정해 규정하고 있다.

인 의원은 이 규정에 대해 “가정폭력피해 유형 중 경제적 학대가 상대의 재물에 물리적 손해를 가했다는 매우 제한적인 의미로 이해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실상은 크게 다르다.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16년 가정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생활비를 주지 않거나, 수입과 지출을 독점해 가족구성원을 방임하는 행위, 연금이나 재산을 가로채는 행위 등이 가정폭력 피해자가 경험하는 주요한 학대 유형 중 하나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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