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1년12월02일15시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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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철 학예연구사, 전주에 숨어 있는 ‘完山의 퍼즐’ 책으로

완산칠봉, 황방산 고분 등 전주의 다양한 이야기 담아


  (  편집부   2021년 11월 2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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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산(完山), 황방산의 고분, 전라감영에서 출간한 동의보감 완영중간본 등 전주와 관련한 다양하고 흥미로운 이야기가 담긴 책이 출간됐다. 전북대학교박물관 이종철 학예연구사가 펴낸 『黃方에 올라 完山을 보다』(서경문화사)가 그것. 과거 완산으로 불렸던 전주의 숨은 이야기가 담겼다.

이 책에는 저자가 오랜 시간 생각해왔던 전라북도의 역사·문화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연구 논문과 함께 다양한 생각을 담은 칼럼, 그리고 시와 글씨, 그림 등이 다채롭게 담겨 있다.

특히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황방산 꼭대기에서 발견된 고분과 그 해석을 처음 공개해 이목을 끈다. 직경 7~8m가량의 이 고분에 대해 저자는 세 가지 해석을 내놓았다. 하나는 전북혁신도시에서 80여 기가 발굴조사된 완주 신풍 유적과 관련될 가능성이 있는 목관묘(토광묘) 계통의 최상위 유력자 무덤, 다른 하나는 삼국시대 백제의 고분, 또 다른 하나는 고려시대 고관대작의 무덤일 가능성이다.

중요한 것은 황방산 꼭대기에 고분이 존재한다는 것. 발품을 팔아 기껏 세상에 알려 놓았는데, 도굴이나 훼손의 가능성 때문에 공개가 우려된다는 필자의 고민이 눈에 띈다. 황방산 일원의 문화콘텐츠 육성을 체계적으로, 또 늦지 않게 추진할 필요가 있어 보이는 대목이다.

또한 백제 때 전주의 지명이었던 완산(完山)이 왜 완산이었는지에 대한 기록이 없다. 이 책에서는 지금의 완산칠봉을 주목하고 있다. 가장 높은 봉우리가 완산이었음을 고지도를 통해 고증했고, 백제 이전부터 선주민(先住民)이 큰 마을을 이루고 살았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특히 당시 유력자가 마을을 통치했고, 주변의 세력들을 규합함으로써 완산이라는 산의 이름이 마을의 이름뿐만 아니라 전주천을 배경으로 하는 지역명으로 통합되었을 것이라고 추론했다. 대단위 주택단지로 발전해 온 공간이라 옛 흔적들을 발굴조사 하기엔 불가능해 보인다는 점과, 고고학적 자료가 빈약하다는 점을 한계로 들며 그렇지만 완산칠봉에 대한 역사성을 면밀하게 조사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쳐낸다.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동의보감의 책주(冊主)에 대해서도 이 책에선 밝히고 있다. 똑같은 동의보감이 많이 있겠지만 특정인이 사용했다는 점에서 서지학적인 의미를 갖는다. 전라감영[完營]에서 갑술년에 출간한 동의보감 완영중간본(전북대학교박물관 소장)인데, 조선시대 의관(醫官)이었던 김광국(金光國 1727~1797)이라고 특정한 것이다. 그 근거로 김광국의 인장(印章)을 제시했다. 김광국은 조선시대 후기 고서화 수집가로 널리 알려진 인물로, 여러 작품에 발문과 인장을 남겼다. 이러한 자료를 서로 비교하여 동의보감 완영중간본이 1754년에 발간되었음을 주장했다.

이 밖에도 전주 문명의 오리진이라고 할 수 있는 청동기시대의 송국리형문화에 대한 논문도 별도로 추가해 좀 더 자세하고 심화된 선사시대의 문화도 살펴볼 수 있다.

저자는 “자료의 부족과 추론의 한계로 인해 좀 더 세심한 역사적 접근에 박차를 가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지만 지역사회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밀도 있게 접근해보고자 하는 작은 결심에서 이 책을 펴내게 됐다”며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 지역의 역사·문화 콘텐츠를 차근히 정리하고 쉽게 풀어내는 것이 본연의 연구와 궤를 같이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