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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in Summer

[워킹홀리데이 멜버른③] 김수빈(‘완생’을 꿈꾸는 20대 청년)


... 편집부 (2015-02-11 12:2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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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11월, 26년 동안 살았던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 호주에서 1년간의 워킹홀리데이를 마치고 귀국. 전북교육신문의 제안으로 내 마음 속 나만의 이야기를 10여 차례에 걸쳐 글로 적어보기로 한다(사진=김수빈).

12월, 멜버른의 날씨는 한국과 다르게 점점 따뜻해져 간다. 한국에서는 겨울 추위가 시작되고 멜버른은 슬며시 여름 날씨로 접어드는 때이다.

한밤에도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 12월의 첫날, Debbie는 Annie 홈스테이의 가족들이 모두 모인 저녁자리에서 크리스마스가 머지않았음을 알렸다. 호주 또한 크리스마스를 연중 최대 축일로 여기는 나라들 중 하나로, 많은 사람들이 크리스마스를 전후하여 1~2주 동안의 긴 휴가를 가진다. 이 축제의 분위기는 12월 초부터 연말 최대 세일기간인 박싱데이 그리고 새해까지 이어지는데 우리 홈스테이 가족들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는 먼저 Annie's House에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기로 계획했다. Debbie는 어느 날 오후에 마치 10년은 쓴 듯한 크리스마스트리와 각종 장식들 그리고 색색의 전구들이 정리되어 들어있는 박스들을 넓은 현관에 늘어놓고 우리를 불러 모았다. 크리스마스를 얼마나 큰 연중행사로 여기는지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Debbie는 우리에게 직접 집을 꾸밀 수 있는 기회를 주었고, 이에 우리는 현관 안에 크게 트리를 세우고 주방으로 이어지는 복도와 주방, 그리고 그 너머 안뜰까지 크리스마스 장식을 했다. 초등학교 시절 마지막으로 크리스마스트리를 세우고 장식을 하던 기억이 났다. 성인이 되어서는 처음이었는데, 이렇듯 쉽게 얻을 수 있는 행복한 시간들을 그동안 무엇이 무심히 지나쳐 버리게 만들었는지 아쉬움이 생겨났다.



※ [워킹홀리데이 멜버른]은 매주 수요일 연재합니다(편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