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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동물을 찾아서

[내 마음을 움직인 책(31)] 안준선(호남제일고 1학년)


... 편집부 (2015-09-18 11: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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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비동물을 찾아서』, 조엘 레비 지음, 조진경 옮김, 북플래너 2009.

(사진=안준선)

내가 소개하고 싶은 책은 조엘 레비의 『신비동물을 찾아서』다. 어릴 적 구독했던 어린이 생각 잡지에 샘플로 들어있던 이 책의 일부 내용을 흥미 있게 읽은 기억이 있다. 그런데 몇 년 전 큰누나가 이 책을 사 왔고, 나는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며 이 책을 다시 읽었다. 옛날에 읽었던 것과 다르게 그 내용이 추가되고 목차 또한 다양해져 예전보다 더 상상력이 자극되고 흥미로웠다.

이 책은 용, 오크, 엘프 같은 신화에 나오는 상상 속 동물들을 생물학적 관점으로 바라보고, 그 관점을 토대로 서식지, 습성, 생태 등을 서술하며, 현지조사 보고서와 목격담 등 여러 가지 증거들을 보여줌으로써 사실감을 높여준다.

목차는 처음인 ‘분류의 기준‘을 시작으로 ’01.곤충과 연체동물, 양서류 02.파충류 03.조류 04.포유류 05.교배종 06.반은 인간 반은 짐승 07.호미니드‘로 되어있다.

먼저 곤충과 연체동물, 양서류는 흔히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대왕오징어를 시작으로 크라켄, 신드바드의 모험 등을 담고 있다. 여기서 흥미로운 내용은 불도마뱀에 관한 이야기다. 불도마뱀은 황금빛 피부에서 우윳빛의 독액을 뿜어내는데 그 독액에 살짝만 닿아도 살이 뼈에 달라붙어 시체처럼 썩게 된다.

두 번째 파충류 목록에서는 용과 드레이크, 비룡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내가 어렸을 적에 읽었던 샘플 내용도 바로 이 용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거기서 나는 용의 종류는 다섯 종류이며 용이 공룡시대의 ’벨로시랩터’라는 육식공룡과 진화적 연결고리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세 번째 ‘조류’ 목차에서는 불사조가 불사조라 불리는 이유에 대한 불편한 진실이 담겨 있다. 불사조는 다른 조류처럼 새끼를 낳고 번식시켜 종족을 보존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육체를 불살라 거기에서 자신을 복제하는, 단 한 마리만으로 종족을 보존하는 처녀생식이다. 그렇기 때문에 번식을 통해 다양한 DNA를 받고 개체 수를 늘리는 다른 조류와 달리 환경 변화에 매우 민감하여 주변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그대로 멸종하여 자취를 감췄다는 것이다. 매우 슬프고 안쓰러운 이야기였다.

마지막 포유류에서는 그리스·로마 신화에 나오는 페가수스와 영국의 검은 개, 그리고 90년대 중남미 일대를 공포에 빠뜨렸던 추파카브라스 등이 다뤄진다. 이 목차에서 제일 흥미로웠던 것은 ‘레우크로타’라는 생물에 대한 내용이었다. ‘레우크로타’는 아프리카의 민속설화 속에서 피해야 하는 악 또는 부정한 동물로 나오며, 현재 사바나 관광에서 안내인들이 ‘레우크로타’를 포함시키지 않는다고 한다. 이 동물의 특이점은 입이 귀까지 찢어져있고 그 안에는 이빨 대신 뼈같이 생긴 골이 수평으로 맞물려 있는데 그 목소리가 마치 많은 관중들이 한꺼번에 목소리를 높여 이야기하는 것처럼 크고 독특하다는 점이다. 아마 아프리카 원주민들이 ‘레우크로타’를 부정하는 것도 이 때문 일 거라 생각된다.

어릴 적 어린이 잡지 부록으로 읽었던, 해리 포터와 같은 판타지 소설 덕에, 비록 이해는 되지 않았지만 흥미는 갖고 있었다. 그 때문에 이 책 『신비동물을 찾아서』를 이해할 수 있었다 또 신비 동물에 대한 두려움과 호기심뿐 아니라 그 특정 동물이 멸종되어서 지금은 볼 수 없다는 데 아쉬움도 느꼈다.

이 책의 맨 뒷장에는 ‘런던 신비 동물 학회’를 소개하는 글이 있다. 그 부분을 다른 부분보다 더 꼼꼼히 읽고 그 학회의 사이트 주소를 찾기 위해 구글 등 여러 포털 사이트 등을 뒤져보았지만 결국엔 찾지 못했다. 그러다가 다시 책의 첫 장 시작 부분을 넘겼을 때 ’런던 신비 동물 학회‘가 이 책에 나오는 가상의 연구 집단이란 것을 알게 되어 허탈했다. 하지만 이 책은 장래희망이 만화가인 나에게 새로운 상상력과 창의력을 일깨워줬다.


(▲출판사 제공 책표지)

※ 전북교육신문은 독자가 감명 깊게 읽은 책을 소개하는 [내 마음을 움직인 책]을 연재합니다(편집자).